서울 강남4구 하락·노도강 외 비강남 상승하며 2008년과 유사
   
▲ 2020년 1분기 서울 아파트값 지역별 비교/사진=부동산 114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코로나19의 여파가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주며 서울 아파트 값 흐름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현재의 아파트 값 하락은 실물경기 침체에 더 민감하며 과거 금융위기 때와 다른 흐름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확인됐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이달 2주 서울 아파트값은 이전 주에 비해 0.04% 하락했다. 특히 강남4구에서 ▲서초 -0.24% ▲강남 -0.24% ▲송파 -0.02% ▲강동 -0.02%의 변동률을 보이며 하락폭이 컸다. 이는 지난해 3월 28일(-0.08%) 이후 약 1년 1개월 만에 최대의 하락폭이다.

서울 아파트 값은 전달 3주부터 상승세를 멈추고 2주 연속 보합세를 보이다 전주부터 2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전 주는 -0.02%의 변동률을 나타내며 이번 주 들어 하락세가 더 뚜렷했다.

이와 같은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값 하락이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버블세븐' 지역에 포함된 강남3구 아파트 값이 크게 떨어지는 반면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등 서울 외곽지역은 리먼사태 발생 직전인 2008년 8월까지 상승했다.

2007년 말에서 2008년 8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노원 22.23% ▲도봉 21.8% ▲중량 18.87% ▲금천 12.48% ▲강북 12.42% 등 비강남 지역은 크게 올랐고 ▲송파 -4.26% ▲강동 -4.09% ▲강남 -2.16% ▲서초 -1.61%는 하락했다.

현재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의 노도강의 아파트 값 변동률을 보면 올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으나 최근 들어 상승폭이 축소된 모습이다.

이달 2주 노도강 아파트 값은 세 지역 모두 0.03% 상승하며 지난주 변동률 ▲노원 0.04% ▲도봉 0.05% ▲강남 0.05% 보다 상승폭이 완화됐다.

올해 1분기 내에서 비교해 봤을 때도 올해 초에 비해 노원(4.59%), 강북(4.25%), 성북(3.8%), 동대문(3.44%)의 상승폭이 뚜렷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버블세븐과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각종 규제로 2007년부터 하향세를 보였고 2008년 들어 강남3구는 하락세가 더 두드러졌다"며 "반면 서울 노도강 등 강북권과 경기 북부 일부 지역은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움직이면서 2008년 상반기까지 상승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집값 흐름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부담,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3월 들어 강남3구 아파트 값이 일제히 하락했다"며 "중저가 아파트 수요가 꾸준한 노도강, 성북, 동대문 등은 코로나19의 영향에도 오름폭을 키운 것이며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비규제 및 저평가 지역의 키 맞추기가 시작되며 이곳의 상승폭도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융위기 때와 현 주택 경기 상황이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때는 직전인 2007년까지의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공급물량이 많아 미분양 사태도 종종 야기됐지만 현 상황에서는 수도권 미분양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입주 물량도 많이 줄었다"며 "현재의 초저금리 상황도 주택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현재 상황이 실물경기에 더 민감하기에 코로나19 전파가 잠잠해지면 부동산과 더불어 경기 전반의 회복이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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