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하반기 시장 ‘위축’ 가능성…완제품 불확실성도 여전
경제체력 약해진 한국경제, 코로나 종식 후에도 급반등 어려워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코로나19로 고전하고 있는 전자·정보기술(IT) 업계의 하반기 기상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비관론이 나오는 가운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의 수요 감소까지 예상된다.

1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서버 시장의 잠재적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컨테이너항만/사진=인천항만공사 제공

시장에서는 1·2분기에 온라인수업·재택근무 등이 확산하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서버용 D램을 공급이 늘어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서버 수요가 감소할 경우 반도체 제조사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렌드 포스트는 코로나19이 하반기에도 지속 확산할 경우 서버 시장의 성장이 기존 5%에서 3%로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과 수요 위축으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하반기 기업들의 IT 관련 투자도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며 “MS, 아마존 등을 제외한 일반 기업들의 관련 투자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 하반기 서버용 D램 강세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완제품 시장과 연관이 있는 실물경제 회복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췄다. 각국의 국의 봉쇄 정책이 3분기까지 지속되면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8%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우려했다.

최근 국내 전자기업의 주력 수출 품목인 스마트폰과 TV의 수요 감소 전망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완제품 시장의 위축을 예상하는 상황이다.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글로벌 시장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4%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TV 시장 규모를 당초 2억2540만대에서 2억350만대로 내려 잡았다.

재계에서는 장기침체 가능성까지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주요 경제위기와 현재 위기의 차이점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반시장적인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 체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에서 코로나19 위기 종식 이후에도 경제의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교역 증가율이 약 6%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세계적 경제위기 시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된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 위기에도 각 국이 보호무역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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