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8633억·4.7%↑…"환율 착시효과"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효과 및 제품 믹스 개선 영향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 2분기 본격화 전망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적 악화 예상을 뒤엎고 전년 동기 대비 흑자폭을 늘렸다. 다만 이는 우호적인 환율 환경에 따른 착시효과로,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악재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갖고 전년 동기대비 4.7% 증가한 86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1분기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한 90만3371대에 머물렀지만, 매출액은 5.6% 25조31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컨센서스(매출액 23억원대, 영업이익 7000억원대)을 상회했다.

경상이익은 40.5% 감소한 7243억원, 당기순이익은 42.1% 감소한 5527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유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 이에 따른 수요 위축 및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판매가 감소했다"며 "이러한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의 우호적 환율 환경, 제품 믹스 개선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증가했으나, 앱티브 합작법인과 관련한 약 1000억원의 기타 매출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및 수요 하락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같이 어렵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향후 글로벌 수요 회복 시점에 맞춰 빠른 회복이 가능하도록 유동성 관리 강화, 적정 재고 수준 유지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매는 국내 시장의 경우 더 뉴 그랜저, GV80 등 신차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국내공장 생산 중단, 투싼 등 일부 차종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3.5% 줄어든 15만 9061대에 그쳤고,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인도, 유럽 등의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대비 11.1% 감소한 74만4310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에도 불구, 원·달러 가치가 지난해 1분기 1125원에서 올해 1분기 1193원으로 크게 하락하는 등 원화 약세의 우호적 환율 환경이 적용하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또, 신차 및 SUV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 미국 시장 인센티브 축소 등도 자동차 부문 매출 증가에 기여했고, 금융 및 기타 부문 매출도 성장했다. 그밖에 일회성 요인으로 앱티브 합작법인 현물출자 관련 기타 매출 발생도 있었다.

매출원가율은 글로벌 SUV 차급 비중 상승에 따른 믹스 개선 효과 지속과 전사적인 원가 혁신 노력, 여기에 원화 약세 등의 긍정적 영향이 더해지며 전년 동기대비 0.5%포인트 낮아진 83.2%를 나타냈다.

영업부문 비용은 잇따른 신차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10.2% 증가한 3조4015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20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7% 증가한 863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와 같은 3.4%를 나타냈다.

경상이익은 관계기업 손익 악화 및 외화 관련 손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40.5% 줄어든 7243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5527억원을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1분기 이후부터 판매 급감에 대비해 유동성 및 적정 재고 관리 등 손익 악화를 최소화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분기부터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본격화됨에 따라 자동차 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동차 수요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 판매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어, 판매 회복에 대한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현대차는 향후 수요 및 판매 전망과 관련하여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며, 빠른 경영 안정화를 위한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동성 리스크 관리, 전략적 재고 및 판매 운영, 유연한 생산체계 구축,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향후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판매가 견조한 내수시장에서의 신차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운영, 신차 및 SUV 위주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를 만회할 계획이다.

보증기간 연장, 온라인 신차 런칭 및 비대면 판매채널 활성화 등 고객 지원 방안 또한 적극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를 위한 신기술 역량 강화를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며, 친환경차의 경우 규제 달성과 전동화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실적 발표부터 누구나 IR 홈페이지에 접속해 관련 내용을 청취할 수 있는 '웹캐스팅' 방식을 도입해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이어갔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