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금 2000억원·ABS 7000억원 인수·CB 3000억원 인수
하반기 회사채 차환 지원까지 포함시 지원 규모 1조4000억원
   
▲ 대한항공 B747-8i 여객기./사진=대한항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빠진 대한항공에 신규 자금 1조2000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24일 항공사 지원 방안 간담회를 개최해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항공업 업황 부진 및 금융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대형항공사를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산은과 수은은 1조2000억원 가운데 2000억원은 운영자금 형태로 지원한다. 또 화물 운송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7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인수한다. 또한 오는 6월 주식 전환권이 있는 영구채(CB) 3000억원가량을 사들인다. 이를 통해 두 은행이 대한항공 지분 10.8%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별도로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대한항공이 신청하면 신속 인수해주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기자간담회에서 "5월 15일 경 대한항공에 유동성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보여 그전에 자금 집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회사채 신속 인수 지원까지 포함할 경우 두 국책은행이 대한항공에 모두 1조4100억원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대한항공이 올해 갚아야 할 금액은 회사채·ABS·차입금 등을 모두 합쳐 4조원을 상회한다. 이 중 상반기에 만기 도래액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안을 내놨다. 관련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기금 가동 이전에는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을 통해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최 부행장은 "자금 지원은 △항공사 자체 자본확충·경영개선 등 자구노력 △고용안정 노력 등 노사 고통 분담 △고액연봉·배당·자사주 취득 제한 등 도덕적 해이 방지 △향후 기업 정상화 시 이익 공유를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 대주주 사재 출연이나 한진칼 보유 지분은 담보로 잡지 않았다"며 "추가로 경영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그 부분은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부연했다.

   
▲ 아시아나항공 A350 여객기./사진=아시아나항공


앞서 두 국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도 마이너스 통장 형태인 한도 대출로 1조7000억원을 수혈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홍보실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를 다소 넘길 수 있게 됐다"며 "자구안을 시행해 매출 만회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원액수 적절성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전했다.

최 부행장은 "대한항공은 올해 3조8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조8000억원의 자금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된다"며 "시중은행들은 공동 지원보다는 만기 연장이나 대출 회수 자제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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