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스플레이 업계 '탈LCD' 속도…OLED 집중 투자
삼성 'QD' 내년 양산…LGD 광저우·파주 신규 공장 구축 관건
   
▲ 65인치 커브드 UHD OLED 디스플레이 4장을 이용해 만든 장미꽃 형태의 조형물.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LG디스플레이가 독주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중화권 업체들의 추격 본격화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패권을 거머쥔 중화권 업체들은 OLED 부문 투자 확대를 진행 중이다. 적자와 구조조정 등으로 바람잘 날 없는 LG디스플레이의 생존 여부가 OLED에서의 체질 개선 여부에 달려있는 셈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2000억~3000억대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올해 1분기에는 팹 가동중단 등 내부 요인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면 2분기에는 TV와 모바일 등 전방 산업의 수요 감소로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23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TV 및 모바일 부문에서 상당한 시장 수요 감축이 예상된다"며 "연간으로 당초 예상했던 숫자보다 10%대(대형 OLED 패널의) 수요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발굴한 중국 화웨이, 미국 비지오, 일본 샤프 등 신규 거래선과 중국 광저우 8.5세대 올레드 패널 공장 가동을 통해 OLED 기반의 운영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중화권 업체들이 LG디스플레이의 OLED 속도전을 손놓고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화권 업체들은 LCD에서 적자를 내며 OLED, 마이크로 LED로의 투자 전환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BOE, 비전옥스, HKC 등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발표한 OLED 관련 투자 규모를 따지더라도 15조원을 넘는 수준이다. 이들 대부분은 LCD 생산을 줄이는 대신 OLED 공장, 모듈 생산라인 등 착공에 나서는 중이다. 

중화권 업체들의 투자가 늘어날 경우 앞선 LCD의 전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한국의 OLED 생산 점유율은 지난해 78%에서 올해 61%로 감소하는 반면 중국은 8%에서 36%까지 확대된다. 최근에는 중국 디스플레이사로 추정되는 업체가 '65인치 대형 OLED 패널 10년 이상 경력자'를 구한다는 채용 공고를 올리는 등 전문 인력을 빼가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입해 기존 8세대 LCD 라인을 정리하고 OLED 기반의 대형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사업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충남 탕정에 위치한 아산1캠퍼스에 퀀텀닷 디스플레이 양산라인 'Q1라인'을 구축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LCD 생산라인 전환투자를 통해 최대 월 9만장 규모로 QD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에는 월 3만장(8.5세대) 규모로 생산에 돌입한다. 중국 CSOT도 오는 2021년부터 잉크젯프린팅 공정을 통해 QD OLED와 유사한 하이브리드 퀀텀닷 발광다이오드(H QLED) 패널을 양산한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8.5세대 공장에서 월 7만9000장 규모의 대형 OLED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2분기 광저우 8.5세대 OLED 생산라인(월 6만장)과 오는 2023년 파주 10.5세대 OLED 생산라인 가동으로 후발 주자들과 격차를 벌릴 예정이었지만 생산수율 확보 문제 등으로 가동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OLED 시장이 확대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향후 2~3년 내 '치킨 게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공장들을 완공해 단가를 낮춰야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수익성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턴어라운드가 단기간 내 이뤄질 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도 새로운 OLED 제조방식 연구에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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