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20대 국회가 20일 오후 7시께 마지막 본회의를 마치며 형제복지원 등 진상규명 조사 재개를 위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 등을 처리했다. 또한 21년 만에 공인인증제도 폐지도 이날 폐지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관련 법안들과 n번방 방지법, 과거사법 개정안, 전자서명법 개정안 등을 포함해 141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재석 177인 중 찬성 162표로 가결됐다. 이로써 2006~2010년에 활동했다가 해산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권위주의 통치 시까지 이뤄진 인권침해 사안에 대한 조사를 재개하도록 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
|
|
▲ 국회 본회의장./사진=미디어펜 |
조사 기간과 연장 시한은 각각 3년과 1년이며, 이 법이 시행되면 형제복지원 사건뿐만 아니라 6.25전쟁 당시 이른바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재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오는 11월부터 예술인까지 고용보험 적용 범위 확대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또한 국민취업 지원제도 시행을 위한 구직자 취업 촉진 및 생활 안정지원법 제정안도 의결했다.
이로써 최대 6개월간 저소득층, 청년, 영세 자영업자 등에 월 50만원씩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며 이목이 집중됐던 이른바 n번방 방지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n번방 방지법은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통칭한다.
해당 개정안들은 인터넷 사업자에 대해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불법 촬영물 등 차단·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와 같은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아울러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로 통신요금 이용약관인가제도 30년 만에 폐지됐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출시되는 새로운 요금제 또는 기존 요금제 인상에 대해 받아야 하는 정부의 인가 제도는 '유보신고제'로 바뀌게 된다.
또한 21년 만에 '공인인증제도'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회는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를 없애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재석 173명 중 찬성 171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해 생체인증이나 블록체인 등 다양한 전자서명 수단에 동등한 효력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밖에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부마항쟁' 진상규명 조사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는 '부마항쟁보상법 개정안과 ▲세월호 구조·수습 활동에 참여했다가 사망·부상한 민간잠수사의 피해도 보상하는 내용의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특별법(일명 김관홍법)', ▲전동 킥보드의 자전거주도로 주행을 허용하고 소방차 등 긴급자동차가 필요시 고속도로에 주정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 ▲커피 전문점, 패스트푸드 업체 등에서 쓴 일회용 컵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태호·유찬이법 후속조치로 어린이통학버스에 운행기록장치 장착을 의무화한 교통안전법 개정안, ▲고시원 등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한 다중이용소법 개정안 등도 처리됐다.
다만 부양 의무를 게을리한 부모 및 자식에 대해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일명 '구하라법'과 세무사법 개정 등은 무산됐다. 이날 처리되지 못한 1만5000여건의 계류법안도 오는 29일 자동 폐기된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