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주택 정비사업 복귀…신반포15차 이어 강남서 총 1조 수주
   
▲ 30일 반포3주구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최종 선정된 삼성물산의 임직원들이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되며 주택 브랜드인 래미안의 입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전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조합원 투표를 통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날 총회는 전체 조합원 1625명 중 1316명이 참여해 기호2번 삼성물산은 52%의 득표율에 달하는 686표를 얻었다. 삼성물산과 함께 수주전에 뛰어든 대우건설은 69표 적은 총 617표를 얻었다.

이번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 기존 1409가구를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 및 부대 복리시설로 탈바꿈시키는 재건축 사업으로 총 공사비만 8087억원에 달해 강남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불린다. 

이로써 삼성물산의 래미안 브랜드는 주택 정비업계에 5년 만에 복귀함과 동시에 전달 20일 수주한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을 포함해 단숨에 1조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올린 셈이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에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을 제안하며 신용등급 AA+를 바탕으로 '100% 준공 후 분양'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공사 선정에서 착공까지 12개월 안에 사업을 추진하고 공사기간을 34개월로 단축해 사업비를 줄이겠다고 제안했다. 

삼성물산의 승리는 '래미안 브랜드 파워'가 뒷받침한다. 래미안은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를 수주한 것을 마지막으로 5년간 정비사업계에 뜸했지만 부동산 앱 다방의 2020년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설문조사에서 여전히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1위를 휩쓸던 2017년 이전에 비해 떨어진 순위지만 이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 '래미안 퍼스티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으로 '반포=래미안' 공식이 아직 유효하다고 받아들여진다.

삼성물산에 표를 던졌다고 밝힌 한 조합원은 "삼성이 주는 믿음을 따랐다"며 "당장이 아닌 미래에 평가 될 가치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파워를 제외하면 대우건설이 반포3주구에 제안한 조건와 비교했을 때 삼성물산의 조건이 다소 밀린다는 평가도 있다. 

대우건설은 0.9% 사업비 고정금리로 내세우며 선분양과 후분양을 모두 제시해 조합원들이 직접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도록 제안했다. 마감재, 창호, 바닥재 등의 고급화도 강조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수주전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은 삼성물산이 조합 집행부와 결탁했다는 의혹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최근 수주한 신반포15차가 반포3주구와 바로 마주보고 있는 상황에서 신반포15차를 능가하는 아주 파격적인 제안서를 내놓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달 차이를 두고 수주한 두 단지의 제안서가 크게 차이 날 경우 이전에 수주한 단지의 조합에서 불만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날 조합원 투표에 앞서 진행한 설명회에서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이사는 "서비스 역량을 총 동원해 래미안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을 만들 것“이라며 "준비한 사항을 반드시 지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욱 돋보이는 아파트를 건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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