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덜한 중저가 아파트 중심으로 갭메우기 현상
당분간 6억원 이하 아파트 중심으로 집값 상승 이어질듯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대출규제와 보유세 부담, 자금출처 제출 등 초고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규제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고가 주택의 상승세를 누르는 효과는 있었지만 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매가격은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 항공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모습 /사진=미디어펜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넷째 주(25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하며 지난주(0.04%) 대비 낙폭이 0.02% 줄었다. 

지난 3월 말 이후 9주 연속 내림세다. 서초구(-0.09%)·강남구(-0.08%)·송파구(-0.04%)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마포구(-0.05%)는 고가 아파트 위주로 매수세가 감소했고, 용산구(-0.03%)는 토지거래 허가구역지정 발표 영향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많은 지역인 △동대문(0.01%) △금천(0.01%) △관악(0.01%) △동작(0.02%) △구로(0.06%) 등은 상승했다. 이 밖에 강북, 도봉, 노원, 은평, 영등포, 등은 보합을 나타냈다.

중저가 아파트값의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따르면 지난 1월 6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구로구 고척동 '벽산블루밍' 전용 84.8㎡은 지난달 약 1억원 오른 7억82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또 지난 1월 4억9000만원에 거래된 강북구 수유동 '수유벽산1차' 전용 84㎡도 지난 4월 5000만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 강북구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최근 주택 자금 출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6억원 이하 아파트의 매매 문의가 늘었다”면서 “문의가 늘면서 호가가 며칠사이 수천만원 뛰기도 하고 일부 집주인들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시장에선 정부 규제가 덜한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로 고가 아파트 매수에 부담이 커지자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몰린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자금출처 조사,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 등으로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면서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대책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주택 거래가 위축됐음에도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6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이어 “당분간은 서울 외곽지역의 6억원 이하의 재건축·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 단지들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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