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분양가 합의 실패한 조합장 및 임원 신속하게 해임 진행할 것"
   
▲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지 내에서 대의원회 참관을 요구하는 조합원과 이를 막는 인력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산정한 3.3㎡당 일반분양가 2910만원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이자까지 포함하면 우리 조합원 분담금이 3억원에 달합니다.” 

8일 오후 2시에 찾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은 조합 관계자와 조합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조합원들은 ‘산동네 상도동 3800, 둔촌주공 2910’, ‘후분양이 답이다’와 같은 손팻말을 들고 대의원회에 입장하는 대의원들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대의원회 참관을 요구하는 조합원들과 이를 막는 인력들이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단군이례 최대 재건축 사업이라 꼽히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8일 오후 2시 관리처분계획변경과 예산안 수립 등을 안건으로 HUG가 통보한 일반분양가를 수용할지 의견을 모으기 위해 긴급 대의원회를 개최했다. HUG가 3.3㎡당 일반 분양가가 2910만원을 통보한데 따른 조치다. 

조합과 HUG의 분양가 협상 답보 상태가 지속되자 조합이 결단에 나선 것이다. 조합은 다음달 초 총회를 통해 HUG의 제안을 수용할지 의결할 방침이지만 조합원들은 3.3㎡당 3550만원의 분양가를 고수하고 있다. 단지의 높은 공시지가, 공사비, 교통 환경 입지 등 개별사업장의 특성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단지가 다음 달까지 유예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7월 28일 내에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야한다. 조합과 HUG의 분양가 산정 줄다리기가 계속되며 사업이 지체되는 이유는 인근 분양단지의 전례가 없어 분양가 산정이 애매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장의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과 HUG가 진행 중인 분양가 협의가 투명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 중 한 조합원들은 “조합원 분담금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HUG가 제시한 분양가를) 반대하고 있는데 조합 집행부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HUG의 분양가는 그야말로 통보일 뿐인데 협의라는 명목으로 결정을 미루며 조합원들의 눈치를 보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 대의원회가 진행중인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지 내에서 조합원들이 HUG의 분양가 산정을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분양가 산정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조합 내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조합원들은 HUG의 분양가를 수용하면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이 1억2000만원 수준으로 늘어나며 일반분양은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로또분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조합장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대위는 HUG와의 협상 실패의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며 조합원들에게 조합장 및 임원 해임 동의서를 발송해 총회를 통해 해임안을 투표에 부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의 한 조합원은 “이번이 둔촌 주공 재건축 역사상 가장 큰 결정이 내려지는 날임에도 조합 집행부는 조합원들과 불통하고 있다”며 “발의 요건인 조합원 10% 동의가 불과 3일만에 모인 상태며 최대한 신속하게 해임을 의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원 대다수는 다음달 총회의 안건으로 올라올 후분양이 채택되길 바라고 있지만 채택 여부도 확실치 않다. 업계에서는 단지의 입지와 인지도 상 청약미달 및 미분양 우려가 없어 후분양을 추진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1만가구가 넘는 대단지임을 감안했을 때 공사비조달 등 측면에서 추진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조합원은 “HUG가 제시한 2901만원에서 100만원 올린 일반분양가 3000만원에 이자 4%로 시뮬레이션을 시행해 봤을 때 후분양이 절대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170-1 일대 62만6232㎡ 부지에 기존 5930가구를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 동, 총 1만2032가구로 탈바꿈한다. 이 중 4786가구를 일반분양하며 시공사는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대우건설이다. 조합은 다음달 초 열리는 임시총회 안건으로 일반분양가 확정과 후분양 채택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지 모습./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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