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재계, 안도의 한숨…미래성장동력 훼손 최소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이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번째 구속 위기를 넘겼기 때문이다. 사법 리스크가 남아있지만 향후 삼성은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위기 대응과 성장동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은 9일 검찰이 신청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공백 없이 경영 행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은 가슴을 쓰러내린 모습이다. 그룹 내부에서는 여러 경우의 수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도 법원의 불구속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최근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의 공백이 현실화 될 경우 삼성은 창사 후 최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한동안 뒤숭숭했던 삼성도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신성장 사업과 투자 전략도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에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지속해온 삼성의 성장동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이 부회장이 다시 자리를 비우면 그동안 진행해온 투자와 초격차 전략에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사법 리스크 확대라는 불안감이 있지만 경쟁력 저하를 최소화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뒤 삼성의 혁신 전략을 주도해 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기존 사업은 물론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 전장 등 미래 먹거리에서 차별화 경쟁력을 구축하는데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최근 몇 년간 성장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에 집행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실행되는데 이 부회장은 결정적 의사결정을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들이 삼성행을 결정한 것도 이 부회장의 노력이 주효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삼성의 미래를 그렸다. 재계 라이벌로 여겨지던 현대자동차와 머리를 맞댄 것이 대표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을 만나 미래 배터리 전략을 공유하며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재계는 향후 두 그룹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의 해외 네트워크도 삼성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세계 각국의 정부 고위 관계자, 글로벌 기업 최고 경영자들과 수시로 교류하면서 삼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이 최대 위기를 넘으면서 외부 수혈에도 눈길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수합병(M&A) 등 다각적 성장전략을 마련하면서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의 책임 경영은 위기 극복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우리 현실에서 전문경영인이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과감한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 지속은 삼성과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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