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한 증시 폭락에 오히려 공격적으로 대응한 개인투자자(개미)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투자에서도 상당수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잘 알려진 우량주만이 아니라 해즈브로 같이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기업을 발굴해 수익을 낸 점은 개미들의 정보력이 이미 상당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인 단위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개미들이 국내외 증시에서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올해 코스피지수가 연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 19일 이후부터 지난 8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피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약 68%로 집계됐다.

   
▲ 사진=연합뉴스


이 중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SK로, 지난 3월 19일 10만 70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25만 6500원 전후까지 올라 2배 넘게 뛰었다. 삼성SDI 역시 18만 3000원에서 38만 4000원 선으로 2배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이외에 카카오, NAVER 등도 코로나19가 언택트(비대면) 관련산업 기대감을 자극하면서 주가가 뛰어올랐다.

한편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역시 삼성전자였다(1조 2420억원 순매수). 지난 3월부터 이번 달까지 삼성전자의 수익률은 27.8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9.85%)에는 못 미쳤지만 역시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주식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59.41%로 집계돼 국내주식 못지않게 오른 모습이다.

이른바 ‘해외주식 직구족’들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테슬라, 보잉, 델타항공 등 널리 알려진 ‘우량주’들에 역시 많은 공을 들였다. 다수 종목들이 30% 넘는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고, 특히 보잉의 경우 주가가 135.9% 급등해 수익률 기준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 역시 주가가 120% 정도 폭등했다.

해외주식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새로운 종목이 발굴되는 현상도 뒤따랐다. 예를 들어 순매수액 기준으로 해외주식 전체 1위에 오른 종목은 해즈브로라는 다소 낯선 이름이었다.

해즈브로는 미국 현지에서는 대표적인 완구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는 회사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외부활동 제한으로 장난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름이 알려졌다. 실제로 이 회사의 주가는 3월부터 77.4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투자에 나서는 ‘스마트 개미’의 등장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미들이 서로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고 과정에서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해외주식도 국내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야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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