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금융사, 정보 보안에 더욱 많은 예산 투자해야"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권에서 각광받던 '비대면' 거래에서 연이어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17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던 '토스'의 개인정보 도용을 이용한 부정 결제 사건에 이어 한화생명의 비대면 대출 사고까지 이어지며 업계 안팎에선 비대면 결제의 보안성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이달 3일 1700만명이 가입한 토스에서 이용자 8명이 총 938만원 가량의 자기도 모르는 온라인 결제가 이뤄졌다며 회사 측에 신고했다.  

토스 관계자는 "우리를 통한 정보 유출이나 해킹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제삼자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취득해 시도한 것으로 보이고, 우리에게는 정상 결제로 접수됐다"고 전했다. 

토스 측은 토스와 제휴한 일부 지급결제(PG) 업체가 5자리 결제번호(PIN)와 생년월일, 이름이 있으면 결제가 되는 '웹 결제' 방식을 채택했는데, 이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토스가 이상거래 감지 시스템을 통해 선제적인 차단 조치가 이뤄졌다곤 하지만, 고객의 신상 정보와 비밀번호를 3자가 도용해 악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위협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비대면 거래의 취약점을 이용한 명의도용 금융 피해 사건은 전날에도 발생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무원 A씨는 최근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1억1400만원의 빚이 생긴 것을 알게 됐다.

A씨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 올해 4월 A씨의 연금보험을 담보로 한화생명에서 7400만원을, 광주은행에서 신용대출로 4000만원을 빌렸다. 

인터넷 은행과 증권사 계좌 6개도 개설돼 대출금 인출에 일부 활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계좌 개설과 대출은 모두 영업점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모바일 앱에서 본인 명의 휴대전화로 인증하거나 공인인증서 로그인을 해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바로 대출이 가능한 구조로 향후 문제 발생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의 취약점을 악용한 사례가 다수 발생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지금과 같은 보안체계라면 비대면 금융 거래에서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보안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한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 금융사들은 보안에 대한 비용을 투자가 아닌 매몰 비용으로 여겼다"며 "더욱 많은 예산을 보안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비대면 금융 사고는 더욱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비대면으로 금융 방식이 옮겨 갈수록 보안은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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