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대북전단 살포 탈북민단체에 대한 통일부의 고발 조치를 두고 "무엇보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정부가 북한의 압박에 너무 쉽게 굴복했단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법과 민법을 근거로 들었지만 전단 살포와 페트병을 남북교류협력법의 물품반출로 적용한 것은 무리한 조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이날 대북전단살포 탈북민단체를 고발하고 법인을 취소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더 나아가 전단살포 단속을 지속하고 입법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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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지사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원 지사는 "법의 예측가능·소급금지·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지만 대한민국 법 체계를 무리하게 적용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인 대북전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북한의 터무니 없는 압박에 굴복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북한에도 대한민국이 국민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수렴하고 법을 통하지 않고는 정부도 일방적 조치를 취할 수 없는 민주공화국임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6.10민주항쟁 기념일'도 거론하며 "우리가 37년 전 독재와 맞서 싸운 것은 두렵지 않아서가 아니라 두려움 없이 얻은 것은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북민들은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우리가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믿는다면 북한의 위협에 쉽게 굴복하면 안 된다"며 "통일부는 고발을 거둬들이고 취소 절차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원 지사는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인 대북전단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은 첫째 국내법질서를 존중하고, 둘때 북한의 실질적 평화정착 노력을 견인하고, 셋째 탈북민을 포함한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라며 "이러한 방향으로 지속가능한 남북관계를 만들어간다면 저도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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