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경영권 욕심 내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기존 건설업과의 시너지 낼 폐기물 산업으로 내실쌓는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동생인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사뭇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끈다.

권홍사 회장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국내 최대 운송그룹의 명예 회장 타이틀을 탐내고 있는 반면, 권혁운 회장은 회사 주력 산업인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미래 먹거리 확보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 사진 왼쪽부터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사진=각 사 제공


12일 건설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늘리고 있다. 

올해 초 KCGI-조현아-반도건설이 3자 주주연합을 결성했을 당시만 해도 KCGI와 반도건설의 지분율은 10%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나 반도건설은 이후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면서 양측의 격차가 사라졌다. 현재 지분율은 KCGI이 19.54%, 반도건설이 19.20%로, 차이는 단 0.34%p(포인트)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권홍사 회장이 3자 연합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분을 늘리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권홍사 회장은 3자 연합을 구성할 때 직접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중간에 돌연 한진칼 지분 매입 목적을 '경영 참여'로 신고하며 여지를 남겼다.

반도건설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을 당시 업계에서는 동생인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원사격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아이에스동서가 장비 임대업체 한국렌탈을 지난해 말 정리한 데 이어 올 초 요업회사 이누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점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매각을 통해 약 3000여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혁운 회장의 결정은 달랐다. 기존 주력 산업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분야에서의 경영권을 욕심내기 보다 내실 쌓기에 집중했다. 지난해 6월 건설폐기물 1위 업체 인선이엔티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산업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을 품에 안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건설, 콘크리트, 환경 등 세 개 분야로 정리했다.

폐기물 처리 분야는 환경 규제 강화로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건설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IS동서가 인수한 인선이엔티는 건설폐기물 처리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익히 알려졌다. 콘크리트 폐기물 재처리를 통한 순환골재 플랜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사업은 국내에선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건설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 이슈로 한창 뜨거울 때까지만 해도 권혁운 회장이 형을 도와 지분 매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었다”면서 “두 형제의 우애가 남다른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탰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항상 형의 발자취를 뒤따르던 권혁운 회장이지만, 지금으로써는 한진칼 지분 매입을 통해 문어발식 확장을 해 나가기는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면서 “주력인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