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후 첫 대형 인수합병...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도약 발판 마련
   
▲ 셀트리온 2공장 전경./사진=셀트리온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셀트리온이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설립 이후 첫 인수합병(M&A)를 단행했다.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 이미지를 넘어 종합 제약·바이오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뜻이다.

셀트리온은 다케다 아태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을 3324억원에 인수했다고 11일 발표했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브랜드에 대한 판매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인수 마무리 작업은 각 지역 관계 당국의 승인과정을 거쳐 올해 내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셀트리온이 인수하는 제품군에는 글로벌 개발신약인 '네시나', 당뇨병 치료제 '액토스',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등 전문의약품부터 감기약 '화이투벤,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일반의약품도 포함돼 있다. 특히 이 중 네시나와 이달비는 각각 2026~2027년경까지 물질 특허로 보호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계약을 맺은 지역에서 2018년 기준 약 1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회사는 추후 한국과 동남아, 호주 시장에서 각기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당분간 다케다 제조사를 이용할 계획이다. 향후 기술이전 과정을 거쳐 셀트리온제약의 c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시설에서 이번에 인수한 주요 제품을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케미컬 제품군을 보강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을 넘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의 과점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국산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의의를 둔다. 지난해 아태 지역 당뇨병,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각각 3조원과 2조 7600억원 규모이며, 2030년에는 총 11조원으로 시장 규모가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신약 파이프라인 도입을 통해 당뇨·고혈압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른 시일 내에 완성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추진 중인 미국 및 글로벌 조달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은 "국내 당뇨고혈압 환자는 1700만명에 달하고, 만성질환을 3개 이상 보유한 환자도 전체 고령인구의 60%를 넘어서는 등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이번 다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 인수는 외국계 제약사에 의존하던 당뇨·고혈압 필수 치료제를 국산화해 초고령 사회에서의 국민보건 및 건보재정 건전성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셀트리온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올라서는 성장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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