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하락해야 수익권…기관은 상승베팅 ETF 많이 사들여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지난 12일 국내 주가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주가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곱하기 인버스)를 최근 가장 많이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기관들은 지수 상승에 베팅하며 레버리지 상품을 가장 많이 매수했다. 최근 주가지수 반등을 주도하며 ‘스마트 개미’의 위상을 드러낸 개인 투자자들이 한 번 더 웃을 수 있을지 업계 시선이 집중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폭락세를 완전히 회복하며 상승세를 지속하던 국내 증시가 ‘질주’를 잠시 멈췄다.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04% 하락한 2132.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1.45% 떨어지며 746.06으로 내려갔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장중 1439.43까지 폭락한 코스피는 이후부터 꾸준하게 반등세를 나타냈다. 지난 8일에는 장중 기준 2217.21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발 악재로 2100선으로 일단 후퇴한 상태다.

국내 주식거래 폐장 이후 개장한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7.37포인트(1.90%) 상승한 2만 5605.54에 거래를 마치며 일단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전장보다 39.21포인트(1.31%) 올라 3041.31으로 마감됐고 나스닥 지수는 96.08포인트(1.01%) 상승한 9588.81에 장을 닫았다. 

단, 지난주 전체로 보면 다우지수는 5.55%, S&P 500 지수는 4.78%, 나스닥은 2.3% 하락했다. 이는 지난 3월 3주차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뉴욕증시의 지난주 조정이 후퇴의 시작일지 일시적인 하락일지에 따라 국내지수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주가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생겨난 또 하나의 화제는 인버스 상품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 향방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KODEX 200선물 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3000억원어치 넘게 사들이며 개인 순매수 중 가장 규모가 큰 금액을 기록했다.

세칭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 인버스2X ETF는 주가지수 ‘하락’에 2배 연동돼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품이다. 지난 4월과 5월 국내 주식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자 개미들은 조만간 조정장이 찾아올 것으로 예측했고, 한때 코스피가 220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난 12일 하락세로 인해 다시금 기대감이 제고된 상태다.

지난 1일 5995원으로 시작한 KODEX 200선물 인버스2X는 지난 8일 4875원까지 18% 떨어졌다. 지난 12일에는 5610원으로 마감해 어느 정도 낙폭을 회복했지만, 다수의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려면 지수가 더 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관 투자가들은 지수 ‘상승’ 쪽에 투자했다. 이들은 지수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KODEX 레버리지’ ETF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코스닥 지수의 상승에 투자하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이들 중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자금이나 정보 측면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는 개미들이 기관의 ‘적수’가 된 모습은 흥미롭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에서 우선주들이 급등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통상 조정장 진입의 징후로 읽히는 사례들이 많이 있었다”면서 “개미들의 투자 감각이나 정보 수준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