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6일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해 6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것을 두고 "지금 민주당은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단독 개원에 이어 국회 관례를 깨고 법사위원장을 힘으로 가져갔다. 승리의 웃음으로 상대에게 모멸도 안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회주의자' 김대중의 민주당이 아니다. '원칙주의자' 노무현의 민주당이 아니다.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그런 민주당은 이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가 낫다고 했다"며 "입만 열면 김대중·노무현·김근태 정신을 계승하겠다던 민주당이 계승은커녕 배신을 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치는 이기고도 뒤로 가고 지고도 앞으로 가는 것"이라며 "노무현은 지고도 앞으로 간 대표적인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또 원 지사는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한 마디 당부했다. 그는 "주 원내대표와 통합당 의원들께서는 눈 앞에 보이는 거대한 수의 힘을 두려워하지 마시라.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의 끝을 우리가 얼마나 많이 봤나"라며 "두려움보다는 무엇이 이 나라 민주주의에 옳은 것인지를 절절히 생각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라고 말했다.

끝으로 원 지사는 "지더라도 민심을 얻으면 이기는 것"이라며 "역사는 오늘의 민주당을 승리자가 아닌 부끄러운 패배자로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