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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항공 여객기./사진=이스타항공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파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스타 경영진이 수수방관하고 있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대한 인수 작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베트남 경쟁 당국의 인수·합병 승인이 나지 않은 탓"이라고 둘러대고 있지만 실상은 250억원대에 이르는 이스타항공 체불임금 때문이라는 것이 항공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9월 16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해 3개월 간 무급 휴직제도를 시행했다. 회사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됐고, 동시에 업계에 매각설이 돌기 시작했던 때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직원 급여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는 등 임금 체불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직원 임금 체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이스타항공은 인수자로 나선 제주항공과 노조에 임금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근로자들에게는 4월부터 6월까지의 급여를 포기토록 하고, 나머지는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제주항공이 100억원을 분담하자는 것이다. 이 와중에 휴업수당 반납에 관해 이스타항공은 노조의 동의 없이 독자적인 입장을 내세워 논란이 일기도 했고, 노조가 극렬 반대하자 사측은 "이런 방법도 고민해보자는 차원이었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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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전국연합 노동조합 연맹 등 항공업계 노조가 지난 4월 14일 존페 위기에 놓여있음을 호소하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시 공정배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부위원장은 경영 부실과 위기대응에 실패한 오너일가가 솔선수범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사회 지도층답게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고 일갈했다./사진=박규빈 미디어펜 산업부 기자 |
특히 이스타항공 오너 일가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창업한 회사이며, 이 회사의 지분 40% 가량 보유한 이스타홀딩스 지분 100%를 이 의원의 두 자녀가 양분하고 있다.
최근 한 방송은 이스타홀딩스가 2015년 11월 1일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세워졌고, 영업이익도 알 수 없는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 설립 1년이 채 안 돼 1500억원 수준의 가치를 지닌 이스타항공 주식 68%를 100억원 가량에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제주항공은 545억원에 이스타항공을 사들이기로 했고, 이에 따라 경영진은 최소 445억원대의 차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들이 챙길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률은 1483.3배. 현재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은 장외투쟁을 벌이며 경영진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밀린 임금 250억원을 제한다 해도 이상직 의원 일가 등 현 경영진이 거둬가는 이익은 150억원 규모로, 단순 계산해도 초기 자본금 대비 무려 500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는 셈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경영 부실의 책임이 있는 이스타항공 오너 일가는 사재를 터는 등 최소한의 성의 표시라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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