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7개월 만에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난 이등병이 당시 군 내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2012년 2월 당시 이등병 구상훈씨는 자대배치를 받은 지 19일 만에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당시 구씨 가족은 뒤통수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보고 구타 의혹을 제기했지만 군은 '욕창'이라는 설명만 했다.

   
▲ KBS1 뉴스 캡처

혈액순환이 잘 안 되어 조직이 죽어 발생한 궤양을 욕창이라고 한다.

수사 또한 구 씨가 단순 뇌출혈로 쓰러졌고 부대원의 폭행과 가혹행위가 없었다고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구씨는 지난해 9월 1년7개월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올해 9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회복하자 "선임병 7명이 자신을 생활관과 떨어진 창고 뒤쪽으로 불러내 각목으로 머리를 구타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을 폭행한 가해자들의 이름을 폭로했다.

이에 구씨의 가족들은 "군이 구타사건을 은폐하고 사고처리 했다"며 현재 형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군 당국은 "당시 구타와 가혹행위 여부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실시됐다"고 해명하며 구 씨가 당시 군 내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가족 측의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한편 11일 육군은 정례 브리핑을 열고 "구 이병이 의식이 돌아오면서 구 이병과 가족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육군은 정부 유관기관 및 민간 수사기관 등과 공조하고 또한 가족이 원하면 가족을 참여시킨 가운데 재수사를 함으로써 가족들이 주장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확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물인간 이등병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식물인간 이등병, 깨어나서 다행" "식물인간 이등병, 폭행이 있었군" "식물인간 이등병, 진실이 밝혀져야돼" "식물인간 이등병, 아니 이런일이"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