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4대 금융그룹 충당금 규모 2조3000억원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상반기 4대 금융그룹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는 2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추가 적립한 데 따른 것인데 하반기에도 코로나에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충당금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조찬 간담회를 진행했다./사진=금융위원회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 상반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총 2조3326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올해 2분기에만 총 1조5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회사가 대출금 등 빌려준 돈의 일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비용으로 처리하는 금액인데, 충당금을 많이 쌓을수록 이익 규모는 줄어들지만, 자산 건전성은 높아져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미래 경기전망 시나리오를 반영해 2060억원의 추가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신한금융 5387억원, 하나금융 4322억원억원, 우리금융 3356억원 등이다.

금융지주들이 이처럼 대손충당금 적립에 나선 것은 충당금 적립을 통한 손실흡수능력 확보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KB금융을 제외하고는 부실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영향이 반영됐다.

금융지주들이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에 나섰지만,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잠재하고 있어 충당금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사모펀드 부실 판매와 관련된 충당금 적립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여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재연장될 조짐이어서 이에 따른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3일 5대 금융그룹회장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9월 말로 예정된 코로나19 대출의 만기연장을 요청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권의 전방위적 금융지원 노력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며 “코로나19 위기가 아직 진행중인 만큼 그 부정적 파장에 대해 경계감을 가지고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올해 코로나19 위기 대응 및 일부 부실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했지만,하반기에도 관련 충당금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