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이후 시장의 양적성장에 맞춰 질적성장 따라가지 못한 탓"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당국의 21대 국회 정무위원회 첫 업무보고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사모펀드 투자자 피해에 대해 규제 완화 이후 시장의 양적성장에 맞춰 질적성장이 따라가지 못한 탓이라고 해명했다. 

양 수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약속했으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국회에 금융당국이 금융사를 강제할 수 있는 규제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미디어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은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투자 피해자들을 향해 사과를 반복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당국의 책임자로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원장 역시 윤 원장은 "감독·검사를 담당하는 금감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향후 감독·검사를 강화하고 금융위와 함께 제도 개선도 추진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무위에선 당초 예상과 같이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사고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에 윤 원장은 "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검찰의 조사가 끝나는대로 제재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민국 미래통합당 의원은 금감원이 옵티머스를 대상으로 진행한 3차례의 조사 과정에서 사기 행각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지적했다.

윤 원장은 "올해 6월 19일 (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처음 보고 받게됐다"며 "조사가 여러 단계로 진행되고 있어 초반부터 원장에게 보고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공공기관 투자에 대해선 금감원이 다루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진 못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금감원이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사기행각이 날개를 달았다"며 "투자자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돈을 공중에 날린 셈"이라고 금감원의 무책임을 강하게 질타했다.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 역시 "잇따른 사모펀드의 가장 큰 문제는 여권 관련 인사가 많이 얽혀있다는 것"이라며 "권력과 연관된 부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은 2018년 진행된 사모펀드 규제완화를 사고 원인으로 지적하며, 금융당국의 강제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사모펀드사들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며 "현재 사모펀드 시장은 양적으로 비대해졌지만 질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모펀드 사태는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상황"이라며 "사태 배후에 누군가 있다는 것은 검찰의 결과를 봐야얄 수 있는 것으로, 서둘러서 속단하는 것 어렵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 역시 "2018년 규제 완화로 사모펀드 시장의 몸집이 커졌다"면서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피해가 다수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박용진 의원 블로그 캡처


이번 정무위에선 사모펀드 사태 뿐만 아니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 논란 역시 불거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생명이 소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이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삼성생명이 향후 우리 경제 위기의 슈퍼전파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보험회사가 3% 이상의 계열사 지분을 확보할 수 없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6조원 정도만 가져야 하지만,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무려 8%, 시가로 따지면 24조~30조원의 돈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위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삼성생명이 소유한 삼성전자의 주식 자본금은 삼성생명 계약자에게서 나온 것"이라며 "삼성생명은 유배당 계약돼서 이득 실현되면 (이익을) 나눠주기로 했지만 삼성생명이 실제로 배당을 나눠준 적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2017년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 시도 당시 감독당국과 분할 주식 유배당 이슈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그 당시의 상장해석과 지금 해석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이 금융당국이 같은 사안을 갖고 해석이 달라지는 것은 시장에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은 위원장은 "금융사가 자산을 한 회사에 집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강제 수단이 없다"며 "금융사가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좋지만 따르지 않는다면 금융당국이 금융사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며 보험업법 개정을 통한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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