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두산그룹이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매각 대상으로 꼽히는 계열사들이 해외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강원도 홍천군 소재 골프장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매각했으며, 일부 회원권 입회보증금 반환 비용 등을 제외한 1200억원 상당을 상환했다.
이는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지원 받은 이후 첫번째 상환으로,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두산타워 매각 추진 외에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후보자들에게 티저레터(투자안내문)을 발송한 바 있다.
아울러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 등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와 건설 중장비·방위산업용 유압부품업체 두산모트롤 사업부(BG) 매각을 타진하고 있으며, 두산건설과 네오플럭스 매각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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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사진=두산그룹 |
이 중 두산그룹의 '4번타자'로 불린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중국시장에서 올 상반기 기준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고, 2분기 영업이익(1543억원)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등 상환 국면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MNC 시장 점유율을 올 1분기 21.9%로 끌어올린 데 이어 5월 들어 미국업체를 제치고 중국 내 해외업체 점유율 1위에 오른 덕분으로, 중국 시장 규모도 올 상반기 기준 15만5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3만대 가량 늘어났다.
또한 △중국 도심지 시장을 겨냥한 신형 6톤급 휠 굴착기 출시 △장비 점검 캠페인 두산케어를 통한 고객 만족도 제고 △위챗 등을 활용한 온라인 판매 확대 모색 등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중국 남부 지방이 2달 가까이 이어진 홍수로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은 것도 언급된다. 4만여채의 가옥이 붕괴하고 5만㎢ 가량의 농경지가 수몰된 것을 복구하기 위한 장비 수요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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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인프라코어가 최근 중국 시장에 출시한 신형 6톤급 휠 굴착기 DX60W ECO/사진=두산인프라코어 |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매각 관련 MOU가 체결된 두산솔루스도 헝가리 정부로부터 34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획득하는 등 2차전지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지박은 전기차배터리 음극재에 들어가는 얇은 구리박으로, 배터리에서 전류가 흐르는 통로로 쓰인다.
두산솔루스는 지난해 말과 올 초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 내 공장 준공에 앞서 연간 생산량(1만톤)의 80%에 달하는 공급처를 확보했으며, 생산력을 2022년까지 2만5000톤, 2025년까지 7만5000톤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공장은 유럽 내 유일한 전지박 생산시설로, 두산솔루스는 올 4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서킷포일 룩셈부르크(CFL)에 2000톤 규모의 추가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이윤석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헝가리 외교통상부·투자청·주한 대사 등과 전지박 투자 간담회를 갖고 법인세 감면 및 홍보 지원 등의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으며, 시야르또 외교통상부 장관은 정부 차원의 노력을 끌어내겠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소송 및 두산 모트롤BG 노조와의 갈등을 비롯한 문제가 있지만, 순조롭게 매각이 진행된다면 최대 2조원 상당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거론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자본확충이 더해지면 긴급운영자금의 대부분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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