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인류 사상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로봇 필레(Philae)가 혜성의 대기에서 탄소 성분이 함유된 유기분자(organic molecule)를 발견했다.

BBC뉴스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독일 항공우주연구소(DLR)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12일 필레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에 착륙한 이후 가스 분석기를 이용해 대기에서 유기분자를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 지난 15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혜성 표면에 착륙한 우주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로봇 '필레'./뉴시스
그러면서 "유기분자들이 탄소 성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단백질을 구성하는 착화합물을 포함하고 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아 성분 분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탄소 성분이 함유된 유기분자는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체를 구성하거나 기능을 담당하는 특수 분자다. 즉, 모든 생명체는 유기분자로 구성된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지구의 생명 탄생에 필요한 물과 유기 분자가 혜성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학설을 검증하게 될지에 대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필레는 혜성 표면이 단단한 얼음 층으로 둘러싸여 예상보다 훨씬 딱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DLR은 "해머의 힘을 점차 증가시켰는데도 표면 아래로 깊숙이 들어가지 못했다"며 "이는 예상했던 것보다 단단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필레가 25㎝ 깊이의 구멍을 뚫는데는 성공했지만 표면의 샘플을 채취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04년 발사된 로제타호는 10년 간 약 64억㎞를 비행해 67/P 상공에 도착했으며, 지난 12일 7시간에 걸친 하강 작업을 통해 필래를 67/P에 착륙시키는데 성공했지만 배터리 방전으로 대기 모드에 들어갔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