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주, 전년 동기 대비 55% 하락…LNG선 힘입어 반등 예고
드릴십 가동률 감소·일부 프로젝트 차질, 하반기 실적개선 걸림돌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조선해양이 올해 국내 최초로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수주하는 등 조선업황이 하반기 들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5사의 상반기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55% 줄었다. 글로벌 발주량이 같은 기간 58%, 14만4000㎥ 이상 LNG선 발주량이 87% 급감한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6월 발주량(82만CGT)이 5월(65만CGT) 보다 늘어나고, 5월까지 전무했던 LNG선 발주량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7월의 경우 6월보다 전체 발주량은 감소했으나, LNG선은 26만CGT에서 60만CGT로 증가하면서 한국이 수주량 1위로 올라서는데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와 러시아 노바텍 쇄빙 LNG선 등이 하반기 업황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카타르 LNG 프로젝트의 발주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때 미 서부 텍사스산원유(WTI)가 마이너스를 찍는 등 추락했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으로 회복되고 철광석과 후판을 비롯한 원자재값이 오르면서 탱커·컨테이너선을 비롯한 선종에서도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유로·원화 강세가 발주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둘러싼 스크러버·저유황유와의 경쟁에서 LNG선이 승기를 잡았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삼성중공업 드릴십/사진=삼성중공업


다만 중동·남미·아프리카 등에서 대형 해양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해양부문이 실적 향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은 올 2분기 9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해양부문의 부진은 이어졌다. 대형 프로젝트 공사 진행에 따른 고정비 절감에도 전분기에 이어 또다시 적자를 낸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자산가치 20% 가량 하락 △일부 프로젝트 공정 지연 △기 인도한 해양프로젝트 하자보수 비용 △기타 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7000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드릴십 평가손상충당금 반영 등으로 영업이익(73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62% 축소됐다.

올 3월 70%대로 올라섰던 드릴십 가동률이 7월 55.6%까지 내려앉은 것도 언급된다. 서아프리카의 경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가 25.0%으로, 미국은 올 초 90%선에서 69.6%로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40달러선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산유국들이 감산 약속 이행을 비롯해 공급량 축소에 나서고 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등 수급이 나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해양플랜트는 국제유가가 50~60달러를 넘겨야 경제성이 있다는 점에서 현재 수준의 유가에서는 발주가 지연 또는 취소될 수 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양부문은 2013~2015년 국내 조선소에 대규모 적자를 안겨줬던 분야"라며 "이후 선별 수주 등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보이나, 조선소가 컨트롤할 수 없는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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