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정치권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및 대상을 두고 이견 충돌을 빚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선 일관적으로 '선별 지급'과 '구제 목적'을 강조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전 국민 지급'과 '차등 지급'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모양새다.
여권에서는 당정청 협의 후 2차 긴급재난지원금 논의를 잠정 보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 지급 대상과 방안에 대해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대표 후보자들 사이에선 '차등 지급'(이낙연)과 '보편 지급'(김부겸·박주민) 논쟁이 오가고 있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원금 논쟁에 뛰어들어 '전 국민 대상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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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은행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반면 통합당은 일관적으로 '선별 지급'과 '구제 목적' 방향으로 당론을 집중하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당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생계대책은 정부가 해줘야 하기 때문에 재정건정성 얘기할 시기는 아니"라면서도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계층부터 선별적 지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국민 지급으로 인한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통합당 경제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희숙 의원도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실업에 대한 근심 없이 '이번 주 재택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이 생계와 일자리에 직격탄을 맞은 이들과 똑같이 생계지원금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라디오에서 "공무원이나 대기업에서 월급을 제대로 받는 정직원의 경우 소득이 줄어들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다 지급하면 (재난지원금을) 꼭 필요로 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여야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인식을 두고도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 이재명 지사와 윤희숙 의원은 SNS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재명 지사는 재난지원금 지급의 목적은 복지 차원의 '구제'가 아닌 '경제정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지금의 경제위기는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수요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며 "따라서 수요역량 강화에 집중해 수요 확대로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에 "단언컨대 지금의 재난지원금은 구제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이 지사는 이에 대한 반박 논리를 펼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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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미래통합당·경기도 제공 |
윤 의원은 이 지사의 '전 국민 지급'과 '경제정책'이라는 인식에 대해 재반박, "이분들은 재난지원금이 구제가 아니라 경기부양을 위한 것이란 입장인데, 지금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현금을 뿌려 경기를 부양한다는 건 난망"이라며 "국민이 지원금을 쉽게 나가서 쓰고 그게 또 다른 소비를 낳는 연결 고리가 활발히 작동해야 교과서의 재정승수 개념이 적용된다. 지금은 개인 간의 반복된 상호작용의 고리가 단절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소득주도성장'으로 대변되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근본적으로 철회돼야 하며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발언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전 통합당 경제자문단 공동단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오히려 재정상태를 우려하고 있다. 여권은 물론이고 견제 역할을 가진 야당 통합당도 재정건정성을 너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원장은 "그나마 선별적 지급을 주장하는 통합당의 의견이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라며 "타격이 큰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우선적, 차별적 지급은 긴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통합당이 야당으로서 정부의 경제정책 전면수정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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