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갈수록 국내 보험시장 영업 환경이 열악해지며 외국계 보험사의 매각설이 잇따르고 있다. 포화된 국내 보험 시장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며 새 회계기준 도입 등의 악재까지 덮쳐 외국계 보험사들이 하나 둘 짐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 서울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에 매각된 데 이어, 악사(AXA)손해보험과 라이나생명도 매각 시장에 나왔다.

악사그룹은 악사손보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최근 삼정 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 매각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주요 상품으로 판매하는 중소형 온라인 전업 보험사다. 지난해 기준 영업수익 9294억원을 기록했으며 임직원 수는 1800명이 넘는다. 보험사 시장가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 기준에 따라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악사손보의 매각 배경에는 최근 두드러진 실적 악화가 있다. 악사손보는 지난해 385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 4월에는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주요 인수 후보로는 현재 우리금융지주가 언급되고 있다. 

악사손보 뿐만 아니라 지난달 국내 1호 외국계 생보사인 라이나생명 역시 매각설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4조7640억원대로 업계 20위권 수준이며, 순익은 3510억원을 기록해 8338억원의 삼성생명과 5212억원의 교보생명의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 중국계 ABL생명, 동양생명, 홍콩계 AIA생명도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이같이 잇따르는 외국계 보험사의 탈한국 러시 바람은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장기화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5조 3367억원으로, 보험영업 손실이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1조 9496억원(26.8%)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투자 수익률도 좋지 않다"며 "회계기준까지 강화될 것으로 예정돼 있어 외국계 보험사 매각설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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