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신한·KB국만·우리카드 실적 선방…연임 초록불
BC카드, 실적 우울하지만 올 3월 부임해 연임 가능성 높아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국내 8개 카드사 가운데 4개 카드사의 수장이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카드 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가맹점 수수료 비용 인하 등의 악재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각 사의 수장들이 하반기 인사 태풍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실적 선방을 기록했으나, 이는 재난지원금 등 일시적 효과로 분석되며, 악화되는 업황 속 핀테크 업체 등 새로운 경쟁자까지 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카드 산업의 미래를 고려했을 때 공격적인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는 경영진이 절실하다는 전망이다. 

   
▲ (사진 왼쪽부터)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이동면 BC카드 사장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이동면 BC카드 사장 등 4개 카드사 대표의 임기가 만료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등은 첫 취임 당시 2년의 임기를 마쳤으며, 이후 추가 1년 연임을 이어갔다. 이동면 BC카드 사장은 올 3월 1년 임기로 부임했다. 

우선 2017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임영진 사장은 신한카드의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으며, 해외로 눈을 돌리고,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하는 등 신한카드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신한카드는 코로나19 등 악재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30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전년에 비해 11.5% 성장했다. 특히 할부금융 수익이 지난해 대비 12.3% 오른 712억원, 리스 수익이 47.8% 상승한 1278억원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의 자회사 신한파이낸스는 해외자동차업체와의 제휴협약으로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초 출범한 신한베트남파이낸스 등 동남아 해외법인 4곳은 상반기에 작년 대비 118.7% 증가한 134억1900만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국내에서도 모바일앱 '페이판'을 활용해 다양한 핀테크 기반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는 등 빅데이터 기반의 신사업 진출에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유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임영진 사장 역시 연임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철 사장 역시 발빠른 사업 다각화로 KB국민카드 실적 견인에 한몫을 해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KB금융지주 계열사 내에서도 국민은행 다음으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카드업계 시장 판도를 뒤흔들어 눈길을 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삼성카드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이는 2011년 국민은행 분사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다만 이동철 사장은 현재 KB금융 회장 최종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업계 안팎에선 유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어 KB국민카드 사장 연임 외에도 각종 이슈로 이목을 끌고 있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역시 연임 가능성에 초록불이 켜졌다. 기획·마케팅부터 플레이트 디자인까지 모든 상품 개발 과정을 직접 챙겨 관리해 일명 '정원재 카드'로 불리는 '카드의정석' 시리즈가 연타석 실적 홈런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79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0% 가까이 성장했다. 

또한 정 사장은 최근 디지털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별도 조직인 '디지털그룹'을 확대 개편하며 데이터거래소와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신사업 활로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동면 BC카드 사장은 12월 임기 만료를 CEO 중 상반기 실적이 유일하게 하락했다. BC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5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6% 감소했다.

이는 BC카드의 사업 비중이 결제 대행 업무에 쏠려 있기 때문으로, 이 사장이 올해 3월 취임한 만큼 연임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각 카드사 CEO 연임여부는 올 하반기 금융지주와 모회사인 KT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계열사 인사가 가장 마지막에 결정되는 만큼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둔 연말에 각 사 수장의 거취 여부가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카드산업 환경 변화에 따라 디지털화, 신사업 성과 역시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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