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락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BBC 방송은 27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감축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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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방송화면 캡처. |
압달라 살렘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산유량 감축을 통해 유가를 부양하는 시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그때문에 OPEC가 무언가 행동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 OPEC는 2011년 12월 합의했던 하루 3000만 배럴의 산유량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런던 브렌트유는 6.5% 이상 하락하며 201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2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텍사스 원유도 6.6%가 하락해 배럴당 68.80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와 텍사스 원유 모두 4년여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의 수요 위축과 미국의 산유량 증가로 국제 유가는 지난 6월 이후 30%나 하락했다.
OPEC의 몇몇 회원국들은 이 같은 상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OPEC 회원국 대부분은 예산 집행을 위한 재정 수입을 확보하려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는 돼야 하며 일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유가를 유지해야 한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에너지 전문가 사이먼 워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몇몇 걸프 국가들은 유가 하락에도 당분간은 버텨낼 여력이 있다. 이들은 풍부한 금융 자산을 갖고 있어 유가가 당장 오르지 않더라도 예산 집행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가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OPEC 회원국들은 하루 산유량을 초과해 생산을 하지 않는다는데 합의했지만 비OPEC 국가들의 산유량은 내년에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 유가에 대한 하락 압력을 높이게 되고 이란,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같은 일부 OPEC 회원국들은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사우디 등이 당분간은 낮은 유가를 견뎌낼 수 있다고 해도 어느 순간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유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럴 경우 OPEC는 또다시 회담을 열어 유가 부양 조치를 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OPEC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산유량을 줄이지 않기로 한 것은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 확대 속에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셰일 원유 생산 증가는 국제 유가를 떨어뜨린 최대 요인이다. 하지만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생산비가 높은 셰일 원유의 경제성도 떨어지게 된다.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셰일 원유 생산이 중단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OPEC는 이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분석가 필 플린은 "사우디는 OPEC가 여전히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들이 기대하는 것은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이 중단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OPEC는 전세계 석유 판매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락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국제 유가 급락, 기름값 더 떨어지나" "국제 유가 급락, 호재일까" "국제 유가 급락, 휘발유 가격은 어떻게 될지 궁금"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