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6·LA 에인절스)가 '이도류' 수식어에 큰 흠집을 남겼다.

투타 겸업으로 일븐 프로야구를 호령한 후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 겸업에 나섰던 오타니가 선수 인생 최악이었던 시즌을 마감했다. 오타니는 28일(한국시각)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최종전 LA 다저스와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미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돼 있던 에인절스는 이날 다저스에 0-5로 패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로 시즌을 끝냈다.

   
▲ 사진=LA 에인절스 SNS


오타니는 올 시즌 2년만에 '이도류'에 재도전했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참담하다.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잇따라 대량실점하며 각각 1회, 2회 조기강판돼 평균자책점이 37.80(1⅔이닝 7실점)이나 된다. 극도로 부진했던 피칭의 원인은 팔꿈치 부상 재발. 이후 타자로만 전념했으나 타격 성적 역시 타율 1할9푼(153타수 29안타), 7홈런으로 전혀 오타니답지 못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2018년만 해도 투타 모두 좋은 활약을 펼치며 '이도류'로 각광을 받았다. 타자로 104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5리, 22홈런을 기록했고 선발투수로 10경기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3.31의 호성적을 냈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상도 그의 차지였다.

그러나 시즌 후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야 했고, 수술 후유증으로 2019시즌은 피칭을 하지 못하고 타자로만 나서 타율 2할8푼6리, 18홈런으로 그럭저럭 제몫을 해냈다. 시즌 막판 왼쪽 무릎이 안좋아 또 수술대에 오르기는 했지만, 올 시즌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즌 개막이 늦어져 회복 기간을 번 오타니는 다시 '이도류' 도전을 선언했다.

또 다시 찾아온 팔꿈치 부상에 발목을 잡혀 오타니는 이번 시즌 이것(피칭)도 저것(타격)도 다 안됐다.

선수생활을 해오는 동안 처음 받아보는 처참한 성적표에도 오타니는 다음 시즌 다시 투타 겸업에 나설까.

오타니는 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만족스러울 수 없었던 시즌을 돌아보며 "개선할 점과 과제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비시즌 기간 잘 준비겠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이도류로 부활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은 건강한 몸상태부터 되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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