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결국 1차전이 아닌 2차전 선발로 출격한다.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3전2선승제의 단기전으로 결판나기 때문에 몬토요 감독이 내린 결단이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와일드카드 시리즈의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했다. 예상과 달리 1차전은 팀 에이스 류현진이 아닌 맷 슈메이커(34)가 선발로 나선다. 류현진은 2차전 선발을 맡고, 3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타이후안 워커가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이 토론토에서 맞는 첫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 오는 10월 1일 오전 5시 열리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으로 결정난 것이다.

팀 에이스이자 최고 구위 투수인 류현진을 2차전 선발로 미룬 것은 몬토요 감독이 복합적인 계산 끝에 던진 승부수로 보인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일단은 류현진에게 최상의 상태에서 피칭할 수 있도록 하루 휴식을 더 준 의미가 있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25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면서 100개의 많은 공을 던졌다. 피로감이 있을 수 있어 하루라도 등판이 연기되면 그만큼 더 체력 및 구위를 회복할 수 있다.

또한 1차전(30일)에 류현진이 등판하면 4일 휴식인데, 올 시즌 류현진은 4일보다 5일 쉬고 마운드에 올랐을 때 성적이 더 좋았다. 

몬토요 감독은 "우리는 창의적일 필요가 있었다. 이것(선발 로테이션 조정)이 우리에게 최선의 기회를 가져다줄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류현진 2차전 등판의 배경을 설명했다.

MLB닷컴의 토론토 담당기자 키건 매디슨은 류현진의 2차전 등판을 그럴 수 있다고 봤다. 1차전 선발 슈메이커(34)는 올 시즌 성적도 좋지 않고(6게임 등판 1패, 평균자책점 4.71), 어깨 부상으로 한 달간 공백기를 가진 후 22일 뉴욕 양키스전 3이닝 1실점 투구한 것이 9월 피칭의 전부였다. 몬토요 감독은 베테랑 투수의 경험을 믿지만, 여차하면 1차전에서는 불펜을 일찍 가동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그래서 류현진의 2차전 선발이 묘수라는 것이 매디슨 기자의 분석이었다. 토론토가 만약 1차전을 이긴다면, 류현진을 내세우는 2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낼 수 있다. 1차전을 지더라도 류현진이 2차전을 승리로 이끌면 승부를 3차전까지 끌고갈 수 있다. 

류현진이 순리대로 1차전 선발로 나섰다가 토론토가 패하면, 2차전 반격을 장담할 카드가 없어 맥없이 시리즈를 내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탬파베이의 1차전 선발은 블레이크 스넬, 2차전 선발은 타일러 글래스노로 예고됐다. 류현진도 201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스넬보다는 글래스노와 맞대결이 부담이 덜할 수 있다.

몬토요 감독은 '2차전 확실한 승리'를 위해 '류현진 2차전 선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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