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0년 추석은 '메이저리그 슈퍼 코리안 데이'로 불릴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의 한국인 투수 듀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추석 당일인 오는 10일 1일(이하 한국시간) 나란히 포스트시즌 선발로 출격한다.

메이저리그는 9월 30일 아메리칸리그, 10월 1일 내셔널리그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으로 2020시즌 포스트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는 30일부터 탬파베이 레이스와, 김광현의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는 10월 1일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3전2선승제의 시리를 벌인다.

그런데 류현진과 김광현이 공교롭게도 추석 당일인 10월 1일 나란히 선발 등판하는 것으로 예고됐다. 류현진은 팀의 2차전, 김광현은 팀의 1차전 선발이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29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와일드카드 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했다. 1차전은 에이스 류현진이 아닌 맷 슈메이커가 등판하고 류현진이 2차전, 타이후안 워커가 3차전 선발을 맡는다.

마이크 쉴트 세인트루이스 감독도 이날 시리즈 선발 계획을 전하면서 김광현을 1차전 선발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잭 플래허티가 2차전, 애덤 웨인라이트가 3차전 선발로 예고됐다.

류현진이나 김광현이나 예상과는 다른 파격적인 등판 순서다.

류현진은 누가 뭐래도 이번 시즌 토론토의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 첫 경기 등판이 유력했으나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해 등판을 하루 늦춰 2차전을 책임지게 됐다.

몬토요 감독은 "우리 팀 에이스를 중간 경기(2차전)에 투입하는 것은 여러 이유로 납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이 25일 뉴욕 양키스전에 등판해 7이닝 100구를 던졌기 때문에 하루라도 더 휴식을 주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 또한 토론토가 1차전에서 이기면 2차전에서 승부를 결정짓고, 1차전을 패하더라도 류현진이 등판하는 2차전을 잡고 3차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김광현은 당초 포스트시즌 들면 3선발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8경기(선발 7번) 등판해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한 김광현이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현재 팀 내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바로 김광현인 것이다.

쉴트 감독은 김광현을 1차전에 깜짝 선발 기용하는 이유에 대해 "올 시즌 잘 던져서"라고 간단명료하게 밝혔다.

어쨌든 류현진과 김광현은 한가위 명절 당일 오전, 한국인 선수로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기에 같은 날 선발 등판하는 것으로 국내 팬들에게 인사를 대신하게 됐다. 둘이 동반 승리 소식이라도 전한다면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추석 선물이 될 것이다. 

한편, 류현진 경기(토론토-탬파베이)는 추석 오전 5시, 김광현 경기(세인트루이스-샌디에이고)는 한 시간 후인 오전 6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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