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래 원자력은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더 작고 안전하므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올 수 있다."
조형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9일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핵공감 클라쓰 14강'에서 "'꼬마 원자로'라고 불리기도 하는 초소형 원자로는 작은 크기 덕분에 관리가 쉽고,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원자로 외부 공기만으로 내부의 열을 빼낼 수 있다는 등 안전성이 높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특수목적 초소형원자로는 대형원전 출력의 1% 이하를 내는 것으로, 단순한 시스템과 운전인력 최소화가 특징"이라며 "지나치게 온도가 높아지면 원자로가 팽창하는 과정에서 출력이 떨어지는 것도 안전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 육군과 캐나다 북부 다이아몬드 광산 등 군사기지 및 자원개발회사들의 각광을 받고 있고, 데이터센터와 무인잠수정 및 전기차 충전 등의 분야에서도 활용방안이 모색되고 있다"면서 "해상·수중·오지·산간지역 등 송전망 연결이 어려운 곳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미 육군이 초소형 원자로 사용을 검토하는 것은 물자 수송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전자장비 사용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력 증강을 위해서는 에너지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초소형 원자로는 달 탐사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기존에는 연료전지·태양광·방사성 동위원소 등만 이용하는 탓에 장기간 우주기지를 운영하는 것이 어려워 지난 50여년간 달 탐사가 멈췄다"며 "그러나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가 탐사기지를 설치하고 희토류와 헬륨 등을 채취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
|
|
▲ 국내서 개발 중인 초소형 원자로 형태/사진=유튜브 '핵공감 클라쓰' 캡처 |
조 교수는 "이는 원자력이 작고, 가볍고, 오래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모두 충족한 덕분으로, 2018년 미국에서 우주용 초소형 원자로 '킬로파워'의 육상실험(KRUSTY)이 성공했다"면서 "나사는 2028년경 10kW급 킬로파워 4개를 띄워 탐사기지를 운영한다는 전략으로, 킬로파워는 한 번 연료를 주입하면 10년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킬로파워 실험 성공 이후 사이즈를 키워 MW 정도의 출력을 내고 육상에서 사용 가능한 초소형 원자로도 만들어지는 중으로, 미국 로스알라모스 연구소와 웨스팅하우스 및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오클로 등이 2020년대 후반을 목표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고성능 히트파이프를 개발하고 있고, 우주용원자로 개념 설계에 착수한 상황"이라며 "서울대와 카이스트도 각각 해양 적용, 분산 전원시스템에 적합한 초소형원자로 개념을 개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조 교수와 김찬수 원자력연구원 박사는 초소형 원자로의 크기 및 핵 관련 규제에 대한 질문에 "핵연료 농축도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데, 차폐를 포함해 철제 쓰레기통~컨테이너 박스에 들어갈 정도로 개발 되고 있고, 고농축 우라늄 사용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가정단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앙집중식 전력·송전망이 갖춰진 곳에서는 초소형 원자로를 사용할 동인이 크지 않으나,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라 소규모 전력망이 대두되면 일정한 역할을 맡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강의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지분을 투자한 미국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SMR) △국내에서 개발 중인 4세대 원전 현황 △대형 원전 대비 중소형 원전의 장단점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