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기조 유지하며 변화 갈망…기존체제 유지·경영승계 준비 만전 관측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음으로 최고의사결정권을 행사한 이번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안정속 개혁을 선택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을 유임시키며 교체인원을 최소화했다. 변화를 주기 보다는 현재 체계를 유지하면서 기업 승계 준비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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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시스 |
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는 사장 승진 3명, 대표이사 부사장 승진 1명, 이동 7명 등 총 11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소 규모의 사장 승진자이며 계열사간 이동 역시 예년 평균인 8.6명 보다 적었다.
또 교체가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권오현 부품소재부문 대표(DS),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대표, 신종균 정보기술 모바일 부문(IM) 대표가 모두 유임됐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신 사장은 실적악화의 책임을 지고 IM부문 사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만큼 이번 인사가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신종균 사장의 유임과 관련해 "신 사장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모바일 회사로 1등에 올라서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며 "앞으로 변화된 환경에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사장이 메모리사업부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삼성식 성과주의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전문가인 전 사장은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의 추가 실적 악화를 막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공을 인정받아 사장 자리에 올랐다.
9년연속 세계1위가 확실시되는 TV사업 부문 김현석 부사장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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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뉴시스 |
한편 삼성전자의 경우 7명의 IM부문 사장 가운데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과 김재권 무선사업부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무선사업부 개발담당 사장 등 3명이 2선으로 후퇴했다.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장도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품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전기 최치준 사장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박상진 삼성SDI 에너지솔루션부문 사장은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으로 이동했다.
대외업무를 담당하던 강호문 삼성SDI 부회장은 퇴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김석 삼성증권과 이동휘 삼성BP화학의 대표이사도 교체됐다.
삼성그룹은 앞으로 이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 계열사를 총괄하고 이부진 사장은 호텔과 상사무문을, 이서현 사장은 패션과 미디어 부문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열 사장의 부인인 이서현 사장은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맡고 있으며 이번 인사를 통해 김 사장이 제일기획으로 이동하면서 부부가 함께 경영하는 형태를 갖추게 됐다.
한편 삼성은 빠르면 오는 3일 임원 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전체 승진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