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6연승 중인 LG 트윈스의 류원석(31) '깜짝 선발' 카드는 실패로 끝났다.

LG는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류원석을 내세웠다.

의외의 선발투수 기용이었다. 서울고-인하대를 거쳐 2013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류원석은 2019년에 정식 선수로 계약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군 등판 경험은 구원투수로 5경기 나선 것뿐이다. 2019년 2경기에서 3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3경기에서 2⅔이닝을 던져 1실점한 것이 전부였다.

이런 류원석을 선발 카드로 내세운 것은 기존 선발투수진의 피로도를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원래는 임찬규, 정찬헌을 등판시키려 했는데 조금 피곤해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그래서 류원석을 택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 사진=LG 트윈스


어쨌든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하게 됐으니 류원석에게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런데 처음부터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실점하더니 제구 난조와 자신감 저하로 1회에만 만루홈런을 맞는 등 8실점(0자책점)이나 했다. 결국 류원석은 2이닝 7피안타 7볼넷 1사구 13실점(5자책점)하는 최악의 피칭 내용을 보이고 조기 강판하고 말았다.

류원석은 1회말 첫 타자 오윤석을 2루수 땅볼 유도했다. 그런데 정주현이 포구 실책을 하면서 오윤석을 살려줬다. 다음 타자 손아섭을 상대할 때는 포수 유강남의 패스트볼도 나와 오윤석은 공짜로 2루 진루를 했다. 류원석은 손아섭과 전준우를 연속 내야땅볼로 유도, 오윤석의 홈인을 허용하긴 했지만 투아웃까지는 잘 잡았다.

2사 주자없는 상황이 된 다음이 문제였다. 이대호에게 2루타를 맞고 흔들리더니 이병규와 정훈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한동희가 친 볼이 2루수 글러브 맞고 외야로 향하는 안타가 되면서 2실점했다. 잘 맞은 타구이긴 했지만 정주현의 글러브에 맞았으니 처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2타점짜리 적시 안타였다. 

이후에도 안정을 찾지 못한 류원석은 볼넷으로 또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마차도 타석에서는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밀어내기 점수를 내줬다. 이어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타석에 들어선 1번타자 오윤석에게는 만루 홈런을 두들겨 맞고 말았다. 1회에만 무려 8실점했는데, 첫 타자 실책이 있었기 때문에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한 이닝에서 8실점한 것이 모두 비자책인 경우는 KBO리그 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류원석은 2회말에도 또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선두타자 이대호는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 2루가 된 다음 정보근에게 우익수 옆으로 향하는 2루타를 맞고 추가 2실점했다. 다음 마차도에게도 안타를 맞았는데 2루주자 정보근이 홈을 노리다 여유있게 아웃되며 이닝이 끝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10-0으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고 2회까지 류원석의 투구수가 73개나 돼 투수 교체를 해줬어야 했다. 하지만 LG 벤치는 주중 첫 경기인 점을 감안해 불펜진을 아끼기 위해서인지 3회말에도 류원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미 자신감이 현저히 떨어진데다 투구수가 늘어나자 류원석은 정상적인 피칭을 하지 못했다. 3회말에도  볼넷과 안타(손아섭), 볼넷으로 무사 만루에 몰렸다. LG는 하는 수 없이 류원석을 강판시키고 이상규를 구원 투입했다.

이상규도 류원석을 돕지는 못했다. 이대호와  이병규에게 연속 희생플라이로 2실점한 데 이어 볼넷 허용 후 한동희에게 3점홈런을 맞았다. 류원석이 남겨둔 3명의 주자가 모두 홈인해 실점은 총 13실점으로 늘어났다. 너무나 가혹한 류원석의 선발 신고식이었다.

6연승 행진을 한 LG는 3회까지 0-15로 크게 뒤져 7연승은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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