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이자 이서현 사장(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의 남편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로 이동했다.

   
▲ 김재열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왼쪽), 이서현 경영기획담당 사장(오른쪽)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재열 사장은 제일기획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인 수원 삼성도 관리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김재열 사장이 국제 감각과 스포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일기획의 스포츠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오너 일가의 일원인 김 사장이 제일 기획 스포츠사업총괄로 자리를 옮기면서 삼성일가의 스포츠 마케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스포츠 관련 마케팅을 개별 스포츠단이 단독으로 수행했지만 올해부터는 그룹 미래전략실에서 총괄한다.

특히 김 사장이 스포츠 사업에 관여하면서 삼성그룹의 마케팅 전략에서 스포츠가 차지하는 부분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사장의 스포츠 행보가 그룹 경영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그룹은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다. 축구·야구·농구·여자농구·배구·E스포츠 등 6개의 프로스포츠단과 승마·육상·럭비·배드민턴·테니스·탁구·레슬링·태권도 등 8개의 아마 스포츠단이 있다.

제일기획은 마케팅 종합회사로서 국내 최고 축구 구단 중 하나인 수원 삼성구단과 함께 다양한 마케팅 이벤트를 통해 삼성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사장이 지난 2010년 제일기획 기획담당 전무로 부임한 이래 제일기획은 4년 만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5000억원으로 2009년 대비 2배로 늘어났고 해외 거점만 39개국으로 글로벌 광고회사 순위도 15위로 올랐다.

2011년 칸 광고제에서 국내 최초로 대상을 받았고 지난해 칸 광고제 역시 9개 부문에서 21개의 본상을 받으며 역대 최다 수상을 이어갔다.

이날 인사로 그룹 후계 구도도 분명해졌다. 이날 인사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금융·건설·중공업 등 삼성의 주력 계열사를 대부분 맡고,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와 유통, 이서현 사장이 패션·광고 부문을 맡는 쪽으로 그룹 후계 구도가 정리됐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음으로 최고의사결정권을 행사한 이번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안정속 개혁을 선택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을 유임시키며 교체인원을 최소화했다. 변화를 주기 보다는 현재 체계를 유지하면서 기업 승계 준비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