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문재인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프라 부족·규제 등에 막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지자체별 이격거리규제 도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기초자치단체 228곳 중 128곳이 태양광발전소 설치시 도로·주택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조례를 제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도로 이격거리는 평균 307.7m로 집계됐으며, 40개 지자체는 400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주거지 이격거리도 평균 328.6m로, 48개 지자체가 400m 이상 떨어지도록 규제하는 중이다. 정부가 2018년부터 주민이 재생에너지 사업에 일정부분 투자하고 발전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을 도입했으나, 실제 사업이 올해까지 총 22건에 불과한 것도 문제로 꼽혔다.
이 의원은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와 불편은 지역민이 부담하고 이익은 외지인이 가져간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면서 "현재 읍·면·동 주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참여 범위를 시·군·구로 확대하면 주민수용성 문제도 해결하는 등 재생에너지 확산에 도움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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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광발전소 대상 이격거리 규제 조례 도입 현황(단위 : 곳)/자료=이성만 의원실 |
전력망 인프라 수용능력 부족도 재생에너지 확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7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송·배전 접속을 신청한 2만2884WM 중 접속을 완료하고 한국전력공사에 전력을 판매하는 비율은 4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0MW 이상 대용량 발전단지 연계를 위한 송전망 접속완료율은 23%, 배전망 접속을 신청한 1만2129WM 중 완료된 것도 6756MW(55.7%)에 머물렀다.
특히 재생에너지 사업이 집중된 전북·전남의 경우 배전망 접속완료가 각각 49.5%·34.7%에 그치는 등 접속지연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지역도 배전선로 확충이 전국 평균 대비 24%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전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 접속신청이 몰렸으나, 전력 수요가 적었던 곳이라 신규 설비 보강에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계통 연계 설비를 보강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고, 송배전망 접속허용기준을 상향해 수용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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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회 국제그린에너지 엑스포' 내 전시된 국내 한 태양광발전소 모습/사진=미디어펜 |
그러나 송 의원은 "한전의 이같은 낙관론은 과거의 재생에너지 수요에 기반한 전망"이라며 "이들 지역의 접속대기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재생에너지 3020 목표달성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같은당 이장섭 의원은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폐설비가 환경·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으나, 정부가 처리를 위한 종합적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3년 태양광 폐패널이 3만톤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부터 진천에서 운용할 태양광재활용센터를 포함한 민·관의 처리용량이 9700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파손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안전성 부족을 비롯한 기술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전력망 문제로 올해 들어서만 제주지역 풍력발전기를 44회 강제정지하는 등 발전사업을 위한 여건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이는 탓에 부작용이 속출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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