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검찰총장이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존재감을 한층 키웠다. 그를 둘러싼 ‘대망론’이 뜨거워지면서 정치권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여당은 윤 총장의 정치적 확장력 차단을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반면, 야당은 적극 엄호 속에서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여권은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윤석열 대망론’에 선을 긋고 있다. 동시에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검토까지 언급되면서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보수세력에서 황교안 대망론의 새로운 버전으로 윤석열 대망론이 일고 있는 것 같은데, 대망이든 소망이든 생각하는 이들의 자유”라며 “상명하복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군사정권이 아닌 이상 정치 공간에 잘 적응하고 리더십을 세우기 어렵다. 만일 그런 상황이 오면 '윤나땡'이라 말하겠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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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
국회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의원도 윤 총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보인 태도를 지적하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처럼 정치는 유한하고 검찰은 영원하다는 권위주의 시절 검찰의 태도다. 검찰총장의 권력에 취해 있거나, 측근이나 가족을 지키는 데만 몰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가세했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초유의 감찰 검토를 시사하면서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실제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된다면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 의혹, 검사 향응·로비 의혹, 부인과 장모 연루 의혹 사건까지 전방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찰과 수사 결과 윤 총장이 직접적으로 연루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감찰 과정에서 상당 부분 ‘스크래치’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윤 총장으로서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야권은 ‘윤석열 대망론’이 커질수록 더욱 깊은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마땅한 대권주자가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윤석열’을 매력적인 카드이지만, ‘우리 사람’이라는 확신이 없는 게 문제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윤 총장을 상대로 한 법사위 국감은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확실한 여왕벌이 나타난 것”이라면서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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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청와대 |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여의도판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대단한 정치력”이라면서 “윤 총장과 문재인 정권은 이제 루비콘 강을 건넜다. 그만 총장직에 미련 갖지 말고 사내답게 내던지십시오. 잘 모실테니 정치판으로 오십시오”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총장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검찰 조직과는 전혀 다른 정치권에서의 적응 여부와 함께 정무적 감각이나 정치적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아직까지 믿을 수 없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윤 총장이 매력적인 카드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우리 사람’이라는 믿음이 아직 생기지 않는다”면서 “대통령과 여당도 컨트롤 할 수 없는 윤 총장인데, 과연 야당의 생각대로 움직여주겠는가”라고 말했다.
김병욱 의원은 과거 고건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례를 언급하며 "무임승차할 수 있는 대권은 없다.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국회의원을 하든 대표를 하든 정당에서 훈련과 검증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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