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점 마련
제넨텍 암젠 머크 등 2500여개 글로벌 기업 밀집
2030년까지 CMO 수주물량 50% CDO 기반 확보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9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구개발(R&D) 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미국 샌프란시스코 연구개발 센터를 시작으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고객 만족도가 높은 글로벌 챔피언으로 도약하겠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29일 오전 샌프란시스코 위탁개발(CDO) 연구개발(R&D) 센터 개소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센터를 통해 미국, 유럽에 위치한 글로벌 바이오기업에게 보다 좋은 치료제를 보다 나은 가격으로 신속히 연구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을 연 샌프란시스코 R&D 센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첫 해외 진출지다. 약 61만2000평으로 꾸려졌으으며 인천 송도에 위치한 본사의 CDO R&D 최신 플랫폼을 그대로 구현해놓은 게 특징이다. 

이 곳에서는 고객사에게 수주를 받아 바이오의약품을 만드는 첫 과정을 지원한다. 항체의약품을 만들어주는 세포 집단인 세포주를 개발하고 배양·정제·제형 분석법 등 공정개발을 동시에 진행한다. 

이렇게 해서 초기 임상물질이 개발되면 상업생산물질 개발로 연계되도록 하는 '연구(CRO)-개발(CDO)-생산(CMO) 원스탑 서비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CMO 물량의 50%를 CDO 사업을 통해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김 대표는 "초기 임상물질이 개발되면 상업생산으로 연계되도록 돼있다. 미국 R&D센터와 인천 송도 본사의 서비스는 긴밀하게 연결된다"며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개발 초기 설계 단계부터 c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수준에 맞춰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샌프란시스코를 첫 해외 진출지로 선정한 데 대해서는 "기존 고객사뿐만 아니라 잠재적 고객사가 다수 분포해있고 인천 송도에 위치한 본사와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점 등이 고려됐다"며 "고객사에게 보다 빠르고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선정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미국 최대 규모 연구단지가 있으며, 세계 1위 바이오기업 제넨텍을 포함해 다국적 제약사 암젠, 머크 등 2500여개의 생명과학 기업이 모여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센터를 통해 현지의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테크와 가까운 거리에서 보다 긴밀하고 신속한 교류를 하며 고객사의 의약품 개발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센터 개소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부 해외 고객사와의 시차와 낮은 지리적 접근성 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센터의 시설은 수요에 따라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샌프란시스코 센터는 설비로 가득 채우기보다 공간을 여유있게 확보해놨다"며 "추후 고객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채워나가기 위해서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CDMO 서비스 경쟁력을 높게 평가 받고 있기 때문에 2~3년 내 미국 샌프란시스코 센터의 영업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내년엔 미국 동부 보스턴과 서유럽, 중국 등으로 확장하면서 글로벌 CDO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미국 서부와 동부는 거리가 멀고 비행거리도 길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에는 동부 보스톤 지역에 추가 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미국 센터 2개가 안정되고 나면 영토가 넓은 중국에도 추가 연구개발 센터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고객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 제작 서비스를 포함한 임상시험수탁(CRO) 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회사는 내년 사업에 본격 착수해 2030년 글로벌 최고 CRO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지닌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늘고 있는 백신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주로 항체 중심 동물세포 기반 의약품을 만들었지만 최근 셀 테라피, 진 테라피,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바이오의약품 개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0년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으로 바이오 산업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설립 10년여 만에 총 36만4000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추며 글로벌 1위 고지에 올랐다. 2023년 25만 6000리터의 슈퍼 플랜트 제 4공장까지 건설하게 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물량의 30%를 담당하게 된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