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0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순위가 최종 확정됐다.

1위 NC,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5개팀(6위 KIA, 7위 롯데, 8위 삼성, 9위 SK, 10위 한화)의 순위는 이미 확정돼 있었다. 30일 경기 결과를 통해 대혼전을 벌이던 2~5위 순위가 결정났다.

kt가 2위, 두산이 3위, LG가 4위, 키움이 5위에 자리했다. 이제 11월 1일 LG와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리는 포스트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최종 순위표를 받아든 팀들 가운데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상반된 상황이 흥미롭다.

제10 구단으로 KBO리그에 뛰어든 막내팀 kt는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2위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이뤄냈다. kt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꾸고 있다.

신흥 강팀으로 떠오른 키움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5위는 다소 불만스러운 순위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러야 해 얼마나 높은 무대까지 올라갈 지는 지켜봐야 한다.

   
▲ kt 이강철 감독(왼쪽), 키움 손혁 전 감독(오른쪽 위), 김창현 감독대행. /사진=각 구단


kt는 지난 26일 이강철 감독의 재계약을 깜짝 발표했다. 당시 kt 순위가 3위일 때다. 이미 kt가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정했지만 최종 순위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시점에, 구단은 이강철 감독과 재계약으로 힘을 실어줬다. 1년 계약이 남았던 이강철 감독은 3년간 재계약해 2013년까지 kt 지휘봉을 휘두르게 됐다.

키움은 지난 8일 손혁 감독의 사퇴를 발표하고, 김창현 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다. 당시 키움 순위가 3위일 때다. 말이 '자진 사퇴'였지, 대부분의 야구관계자와 팬들은 구단이 손혁 감독을 '경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단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허민 의장과 손혁 감독의 갈등이 감독 교체의 이유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손혁 감독은 사령탑 부임 첫 시즌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며 막바지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때에 키움 유니폼을 벗었다.

같은 순위 3위였던 팀이 시즌 막바지 감독을 재신임하고, 경질하는 일을 겪고 나서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kt는 다소 운이 따르기는 했지만 난관들을 헤쳐내고 2위에 올랐다. 키움은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 5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구단이 감독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처우를 하느냐가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 곰곰이 되씹어보게 만든 kt와 키움의 2020시즌 막바지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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