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를 위한 광폭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날 직접 향후 현대차가 만들어갈 그린뉴딜의 기반을 설명했고, 노조 지도부와 만나 차산업의 변혁의 시기에 노사화합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인재경영강화를 통한 미래 자동차 산업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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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
지난달 30일 정의선 회장은 미래차 글로벌 1위 국가 달성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뉴딜의 기반이 될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직접 안내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장으로서 만나는 첫 자리였다.
정부가 친환경차를 국가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선 회장은 꾸준히 호흡을 맞춰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부터 정의선 회장은 실무에서 십여 차례 만남을 갖았고 미래차 분야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 바 있다. 또 두 사람은 중국, 프랑스 등 글로벌 무대에서도 함께 하며 글로벌 시장에 국내 미래차와 친환경차의 기술력을 과시해왔다.
특히 문 대통령이 수소차의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선 회장은 기술력으로 서포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 핵심은 현대차의 넥쏘였다. 글로벌 최고의 수소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가 상용화시킨 넥쏘는 현재 존재하는 수소차중 가장 최신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넥쏘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수장인 정의선 회장이 글로벌 수소위원회의 공동회장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현대차 수소기술력을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이같은 정의선 회장의 행보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런 정의선 회장의 행보는 선대 회장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장경영에서 기인한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실무에 있을 당시 주기적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방문해 직원들을 독려하고 중요행사에 빠지지 않고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를 근거리에서 학습한 정의선 회장 역시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노조 지도부와의 오찬간담회를 갖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노사 화합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울산공장을 방문하던 날 정의선 회장은 회사 경영진들과 노조 지도부가 직접 만나는 자리를 주선했다. 지난달 14일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직후 있었던 노조 측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여 발전적 노사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룹 총수가 개별 계열사 노조 지도부와 자리를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정의선 회장이 중도 실용 노선으로 변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차 노조의 움직임을 중시하고, 산업 격변기를 함께 헤쳐 나갈 파트너로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정의선 회장 외에도 현대차경영진인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장재훈 부사장 등이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등과 마주했다.
이상수 지부장은 이날 자리를 마련해준 정의선 회장 등에게 감사인사를 전했으며, 1시간 반가량 이어진 오찬자리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격의 없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산업 격변기에 노사의 협력 방안 및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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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지난 10월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후 (왼쪽부터)공영운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기아차 송호성 사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
이 자리에서 정의선 회장은 "노사관계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직원들의 만족이 회사발전과 일치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현대차 경영진과 노조 지부장 간의 면담은 회사의 미래발전을 위해 노사가 적극 소통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과거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회사의 미래 지속 성장과 협력사와의 동반생존을 강조하고 있는 노조의 발전적 변화에 주목하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협상에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현대차 노사는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했다. 매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반복됐던 파업도 한 차례 없이 2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 냈기도 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워진 국내 사회,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고 글로벌 경제 침체로 당면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정의선 회장의 행보에 문재인 대통령은 "현대차 울산공장은 노사 협력과 미래 비전에서도 1등기업"이라며, "지난 9월에는 노사가 함께 미래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응하고, 고용안정과 부품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고 말한 바 있다.
노사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의 노력을 문재인 대통령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정의선 회장은 핵심 경영철학중 하나인 글로벌 인재경영 역시 강화하고 있다.
자사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경쟁사의 인재를 영입하는 것에 대한 선 없는 광폭행보를 보이는 정의선 회장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고성능 분야에서 게임체인저로 등극한 N브랜드의 시장안착에 성공했고 현재 현대·기아차의 디자인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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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수소연료전지시스템으로 완성된 현대차 수소차 넥쏘 /사진=현대차 |
이중 큰 역할을 했던 루커 동커볼케(55)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을 반년만에 복귀시켰다.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박수받다가 지난 4월 말 돌연 사임하고 떠났지만 현대차의 삼고초려에 결국 마음을 돌렸고 정의선 회장의 참모로 자리했다.
회사에 많은 유산을 남긴 동커볼케 부사장이 '최고창조책임자(CCO)' 역할에 최고 적임자라고 판단해 영입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입장이다.
회사를 떠난 인재들도 다시 영입하는 선이 없는 글로벌 인재경영을 보여주는 현대차그룹의 모습은 정의선 회장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과감한 부분이다.
현재 독일에 있는 그는 당분간 현지에 체류하며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내년 제네시스의 유럽 공식 출시와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 출시를 앞둔 만큼 디자인 관련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젊은 감각과 과감한 시도를 통해 현대차를 비롯한 그룹사 전체가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해가고 있다"며 "그린뉴딜의 핵심으로 글로벌 미래차분야를 선도해나갈 리더로 거듭나기 위한 과감한 행보에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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