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활동기반 마련 초점 전망…'무노조 경영' 폐기 후 변화에 시선 집중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첫 상견례를 갖고 단체 교섭을 시작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을 폐기한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향후 삼성 노사 관계 변화에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상견례 겸 1차 본 교섭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최완우 전무를 포함한 사측 교섭위원 11명과 나기홍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공동교섭단 측에서는 김민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등 11명이 자리했다.

   
▲ 삼성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날 상견례에서는 단체교섭과 관련한 기본 원칙과 함께 교섭위원 활동시간 보장, 단체교섭 준비를 위한 임시사무실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 합의서에 노사 교섭위원들이 각각 서명했다. 앞서 양측은 교섭위원 구성 및 교섭 일시, 장소, 방식, 조합 활동 보장 등을 두고 두 차례 실무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모두 발언에서 나 부사장은 "이 자리는 삼성의 새로운 노사관계,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노사 모두가 상호 이해하고 동반자로서의 중요성도 인식해가면서 상생과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본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약속드리면서 (노사가) 서로 머리를 맞대며 발전적인 결과가 도출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는 노동자들의 눈물과 헌신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초일류 100년 기업의 첫걸음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동조합활동을 인정하는 것이고, 오늘 상견례가 바로 그 역사적인 현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상견례 후 김 위원장은 "삼성전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이 노사 관계가 돼야 한다"며 "앞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사의 단체교섭에는 대표이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나와서 실질적인 교섭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 측이 전임자 확보 등 향후 활동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내 첫 단체협약이 성사될 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를 통해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했다.

한편  다음 교섭은 오는 17일 개최될 예정이다. 양측은 월 4회 정기교섭을 진행하고 필요시 실무교섭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