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 사용 증가·고령화로 치료제 수요 증가세
   
▲ 지난해 열린 미국안과학회(AAO2019) 현장./사진=한올바이오파마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아직까지 치료제가 많지 않아 캐시카우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는 오는 13일 열리는 하반기 미국 안과학회(AAO2020)에서 대웅제약과 공동개발 중인 바이오신약 'HL036' 임상 3-1상에 대한 최종결과를 발표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해 3월 미국 현지에서 HL036에 대한 임상 3-1상 시험을 시작해 올해 1월 톱라인(주요지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 한올바이오파마는 글로벌 전문가 그룹을 통해 FDA와 3-2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위한 미팅을 진행 중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는 안구건조증치료제에 대해 최소 3상 시험을 2번 이상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FDA에 3-2상 임상 계획을 신청하고 중순께 환자 투약을 진행할 예정이며, 2022년 상반기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온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바이오신약 'HU024'에 대한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HU024는 재조합 단백질 '티모신 베타4'를 안구건조증에 적용한 바이오 신약이다. 내인성 단백질을 통해 안구건조증의 대표적인 원인인 눈물샘의 염증을 억제하고 안구 내 점액 성분인 뮤신을 분비하는 술잔세포의 증식을 유도해 상처를 치료하는 방식이다. 휴온스는 안구건조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안구건조증 치료약에 공을 들이는 회사는 한올바이오파마, 휴온스뿐만이 아니다. 신약 개발 전문 기업 지트리비앤티는 미국 자회사를 통해 현지에서 안구건조증 치료제 'RGN-259' 세 번째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14일 현지 안과 전문 병원 20곳을 임상사이트로 확보한 데 이어 최근 피험자 모집도 마쳤다. 지트리비앤티는 이번 임상을 통해 징후와 증상의 통계적 차이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렇듯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시장 규모에 비해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수가 적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은 전문의약품은 미국 앨러간의 '레스타시스'와 미국 로바티스의 '자이드라'가 있으며, 두 제품이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의 '디쿠아스에스'도 시판되고 있지만 두 회사 제품에 비하면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제품도 안구건조증을 완전히 확실하게 치료한다고 보기엔 어렵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의약품으로 FDA 승인을 받은 전문의약품은 이뿐이다 보니 약효가 약함에도 레스타시스와 로바티스만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구건조증은 완치라는 개념이 없어 장기간 약을 사용해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인구 고령화와 함께 과도한 스마트 기기 사용 등으로 안구건조증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치료제 수요 역시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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