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희찬(24·라이프치히)이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고 있다. 아직 분데스리가 데뷔골도 못 넣었고,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5명 교체 멤버에도 끼지 못하는 다소 굴욕적인 상황도 겪었다.

황희찬의 소속팀 라이프치히는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열린 20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3차전 홈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을 맞아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팀이 난적을 이겼으니 경사지만, 황희찬은 마음껏 기뻐할 수 없었다. 선발 제외돼 교체 멤버로 벤치 대기하던 황희찬은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라이프치히는 이 경기에 5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활용했지만,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황희찬을 호출하지 않았다. 황희찬은 벤치에서 팀 승리 순간을 지켜봐야 했다.

확실한 주전이 아닌 황희찬이기에 한 경기 결장할 수 있다 해도, 최근 황희찬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 사진=라이프치히 SNS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독일 라이프치히로 이적하며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황희찬은 장밋빛 꿈에 부풀었다. 라이프치히의 간판 골잡이로 활약하다 첼시(잉글랜드)로 이적한 티모 베르너의 대체자 대우를 받으며 베르너가 달던 등번호 '11번'을 물려받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황희찬은 9월 12일 라이프치히 데뷔전이었던 DFB 포칼컵 1라운드 뉘른베르크(2부리그)전에서 1골1도움 활약으로 인상적인 신고식도 했다.

하지만 이후 황희찬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모양새다. 출전 기회도 많지 않았고 엉덩이 부상까지 겹쳐 공백기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경기 감각이 떨어져 출전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황희찬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는 4경기에 교체로만 출전해 총 뛴 시간이 100분 정도밖에 안된다.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지난 10월 21일 바샥셰히르전에 후반 교체 출전해 45분을 뛰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잘츠부르크에서 핵심 공격수로 16골 22도움을 기록하며 종횡무진 기량을 뽐냈던 기세가 라이프치히 이적 후에는 실종됐다.

나겔스만 감독은 바샥셰히르전 후 "황희찬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며 황희찬의 현재 기량에 믿음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PSG전에서는 아예 출전 기회도 주지 않았다.

황희찬으로서는 출전 기회가 왔을 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화끈한 골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황희찬은 11월 A매치 기간 오스트리아에서 두 차례 평가전(15일 멕시코, 17일 카타르전)을 치르는 국가대표팀에 소집된다. 모처럼 대표팀 동료들을 만나 A매치를 치르면서 자신감을 회복할 기회다. 아직 황희찬은 젊고, 이번 시즌도 아직 초반이어서 보여줄 것은 많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