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전북 현대가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더블'을 달성했다. K리그1에 이어 FA컵에서도 울산 현대를 울리며 올 시즌 두 개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북 현대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혼자 2골을 터뜨린 이승기의 맹활약을 앞세워 2-1로 역전승했다. 1차전에서 1-1로 비겼던 전북은 1승 1무, 종합 스코어 3-2로 울산을 꺾고 FA컵 정상에 올랐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앞서 2020시즌 K리그1에서도 막판 울산을 따돌리고 우승했던 전북은 올 시즌 더블을 달성했다. 최근 4년 연속 K리그 우승을 하는 등 K리그 최강자 지위를 이어온 전북이지만 '더블'은 처음이다. K리그 구단 가운데는 2013년 포항에 이어 2번째 더블의 위업을 달성한 팀이 됐으며, 전북의 FA컵 우승은 2005년 이후 구단 역사상 2번째다. 

울산은 K리그1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치며 2위에 머문 데 이어 이번 FA컵 결승에서도 전북의 벽에 막혀 또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날 경기 초반은 울산의 분위기였다. 전반 4분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은 것. 프리킥 찬스에서 홍철의 크로스를 주니오가 헤딩슛한 볼이 막혔으나 흘러나온 볼을 주니오가 재차 슈팅해 골을 터뜨렸다.

울산은 이용과 한교원, 바로우가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쿠니모토마저 전반 13분 부상을 당해 무릴로로 교체됐다. 위기에서도 전북은 선수들이 사력을 다해 뛰며 울산을 압박해 만회골을 노렸다. 전반 30분 손준호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오는 아쉬운 장면을 뒤로하고 전반은 전북이 0-1로 뒤진 채 끝났다.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강화하던 전북은 후반 8분 마침내 동점골을 뽑아냈다. 김태환이 머리로 걷어낸 공을 잡은 이승기가 오른발로 감각적인 슈팅을 날려 울산 골문을 열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1-1 동점이 되자 전북은 상승세를 탔고, 울산은 주도권을 빼앗겼다. 전북 팬들을 열광시키는 장면이 또 이승기에 의해 나왔다. 후반 26분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공을 조규성이 뒤로 빼주자 이승기가 왼발 슛으로 울산 반대편 골문을 뚫었다. 전북이 2-1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다급해진 울산은 이근호를 교체 투입하는 등 총반격에 나섰다. 비록 뒤지고 있지만 울산이 한 골만 넣어 2-2 동점을 만들면 원정 다득점에 의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전북은 후반 35분 이승기를 빼고 신형민을 투입해 안정적으로 경기 운영을 하며 지키기에 들어갔다. 울산이 라인을 끌어올리며 틈만 나면 슛을 노렸으나 전북 선수들은 몸을 던지는 수비로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북의 승리가 거의 굳어가던 후반 44분, 은퇴 선언을 하고 기자회견까지 한 이동국이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섰다. 이후 전북은 적절히 시간을 흘려보내며 그대로 한 골 차 승리를 거두고 더블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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