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두고 남매의 난에 브랜드 이미지 타격 우려
주주가치 훼손·자구노력 감수한 임직원 생존 위협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타이어 업계로 글로벌 정상의 기업들과 경쟁하는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위기를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때문도 아니고 경영난으로 인한 문제도 아니다. 경영권을 두고 벌이는 오너가 내부갈등이 문제다. 견고한 실적과 새로운 판로개척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살길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혀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전경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코로나19라는 사상 최악의 대외 악재를 맞고도 지난 3분기 글로벌 연결 경영실적 기준 매출액 1조8866억원과 영업이익 2246억원을 달성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2.8%, 영업이익 24.6% 증가를 기록했다. 또 전분기 대비 매출액 38.3%, 영업이익 220.5%가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글로벌 유력 완성차 업체들과 신차용 타이어 공급계약을 잇따라 체결했고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교체용 타이어 판매가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도움이 컷다.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향후에도 한국타이어는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라는 위험을 안고 있다. 대주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타이어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에 문제 삼고 있는 다른 형제들은 부친인 조양래 회장을 상대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는 등 분쟁에 불씨를 붙였다.

여기에 더해 조현범 사장과 관련된 각종 의혹들을 제기하며 여론전으로 안팎의 우려를 낳고 있다. 자신들이 속한 가문의 가업이자, 자신들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모양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기업 대 기업으로 움직이는 B2B와 기업 대 소비자를 응대하는 B2C를 모두 영위하는 곳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신차용 타이어 공급사로 선정되기 위해 어필하고 일반 소비자들에겐 교체용 타이어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해오고 있고 이런 노력이 성과를 보이며 시장에서 재도약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안착시켜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글로벌 기업으로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위상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브랜드 이미지 저하와 그로 인한 실적 악화는 결국 기업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는 한국타이어의 미래 가치를 믿고 투자한 수많은 주주들의 손해를 초래한다. 더욱이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합심해 노력해 왔던 글로벌 임직원 2만여명들이 입을 피해가 우려된다.

앞서 한국타이어 임직원들은 자사주 매입 계획과 주주 친화 경영 강화 등 기업 차원에서의 자구책은 물론, 전 계열사 임원들의 급여 20% 반납, 노조의 임금교섭 위임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한 뼈를 깎는 희생을 감수해 왔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도 이같은 임직원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주고 조현범 사장 체재를 중심으로 위기극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지난 6월 지분 매각을 통해 일찌감치 경영권 승계를 정리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경영권 분쟁으로 한국타이어가 위기에 처했다. 조현범 사장은 15년간 경영 일선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점을 인정받아 후계자로 낙점됐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타이어 상황은 이런 탄탄한 한국타이어의 체재에 큰 흠이 되는 것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는 국내 타이어업체들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타이어가 내분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것은 아타까운 상황이다"며 "빠른 정리를 통해 좋은 분위기를 살려 가길 바랄뿐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