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 "총장 직무 수행, 더 이상 용납 못해" vs 윤 총장 "위법 부당한 처분에 끝까지 대응"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2년 헌정사 초유의 일을 벌였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예정에 없던 감찰 관련 브리핑을 갖고 "검찰사무에 관한 최고감독자인 법무장관으로 검찰총장이 총장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배제를 조치했다.
추 장관의 이날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조치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위법 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향후 추 장관과 윤석열 총장 간의 대립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 장관이 급기야는 윤 총장을 정치의 장에 완벽히 초대한 모양새로도 보인다.
검찰청법 제 8조(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에 따르면,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
검찰청법 제 12조(검찰총장)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 전부를 지휘감독하는데 그 임기는 2년으로 하고 중임할 수 없다.
현행 법상 윤 총장 임기는 내년 7월 말까지다.
추 장관의 무리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헌정사 최초의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가 실제로 실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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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 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
추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법무부는 그동안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하였다"며 "그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혐의를 다수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에 대해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측근을 비호하기 위한 감찰방해 및 수사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거래,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협조의무 위반 및 감찰방해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사무에 관한 최고감독자인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총장이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금일 검찰총장에 대하여 징계를 청구하고 검찰총장의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하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추 장관은 지난주 있었던 대면조사 여부 갈등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회에 걸쳐 방문조사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였고, 이는 언론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모두 알려졌다"며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검찰총장에 대한 대면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또한 추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도와 법령만으로는 검찰개혁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도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며 '검찰 개혁'을 재차 자신의 입에 담기도 했다.
추 장관은 브리핑을 마무리 지으면서 "향후 법무부는 검사징계법이 정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윤 총장은 대검찰청 대변인실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맞대응을 예고했다.
대검 대변인실에 따르면, 윤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의 소임을 다해왔다"며 "(추미애 장관의) 위법 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