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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격납고 내 헬멧과 주기 중인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유튜브 영상 "우리는 '대한항공'입니다" 캡처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정부가 복수의 방위산업체 항공 정비(MRO) 사업부문을 통합해 별도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대한항공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부채 규모가 상당한데 직접 MRO를 하는 사업부가 없어 해외 업체에 외주를 준다"며 "대한항공과의 M&A를 추진함과 동시에 별도 법인으로 합쳐야 효과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일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일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통합해 거대한 MRO 전문 법인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MRO 사업부 통합 자체는 괜찮은 방안일 수 있다면서도 통합 법인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가져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라는 말이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KAEMS는 KAI 자회사인 만큼 공기업 성향이 강하다"며 "이곳의 역대 대표이사들은 정부가 내려보내는 '낙하산' 인사들인만큼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MRO 사업 중 엔진 정비가 알짜배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한항공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항공우주사업본부의 매출은 7404억원, 영업이익은 385억원이다.
그는 "항공기 MRO 사업은 민항기와 군용기로 나눠 생각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접근성의 문제로 민항기 MRO는 국내 최다 항공기 밀집 지역인 인천에서 담당하고 군용기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소재한 경남 김해에서 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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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이 2030년 9월까지 수명연장·MRO사업을 진행할 주한·주일 미 공군 F-16./사진=대한항공 |
군용기의 경우 대한항공이 아시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주한·주일 미 공군 전투기·수송기 정비를 맡아서 하고 있는 만큼 김해에서 하는 게 맞다는 이야기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26일 대한항공은 2030년까지 2900억원 규모의 주한·주일 미 공군 F-16 수명 연장·MRO 사업을 수주했다고 알린 바 있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군용 헬리콥터 500MD 무인화에 성공한 바 있고 스마트 무인기 제작 능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부가 MRO 사업 관련 발표를 한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당국은 MRO 특화 사업지역 선정을 하겠다고 했으나 10년 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때문에 인천·사천·청주·구미 등 각 지역과 지역구 국회의원들까지 나서 유치 경쟁을 벌이며 과열 양상 조짐도 보이도 있는 실정이다.
허 교수는 "MRO 통합 조직을 만드는 것 자체는 괜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수요가 많은 인천을 MRO 특화지구로 지정해야 한다"며 "관련 조직을 정부 관련 기관이 아닌 대한항공 아래에 둬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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