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로 부상한 아마존의 과한 사업 확장에 비판의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 아마존 / 뉴시스

아마존은 TV부터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홈 시장까지 확대하고 엔터테인먼트 업체까지 줄줄이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아기용 기저귀와 물티슈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연간 회비 99달러(11만 원)를 내면 무료로 이틀 내에 구매 물품을 받아볼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만 판매하는 ‘아마존 엘리먼츠(Amazon Elements)’를 설립했다. 아마존 자체 소비재 브랜드를 론칭해 판매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기저귀와 물티슈를 시작으로 다른 가정용품까지 품목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이 끄는 대목은 엘리먼츠는 최저가 전략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것. 지난 20년 동안 아마존은 낮은 가격에 물건을 공급해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조사·원산지와 재료 등 자세한 제품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가격을 비교적 높게 책정했다. 기저귀 가격은 45달러(5만원), 물티슈 가격은 11달러(1만2000원)다.

업계에서는 지금은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판매되지만 앞으로 저렴한 제품이 나올 것이며 품목도 늘어갈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자체 소비재 브랜드 아마존 엘리먼츠의 아기 기저귀와 아기 물티슈 / 뉴시스

과한 사업 확장 이외에도 최근 수익 배분 문제로 프랑스의 아셰트(Hachette) 출판사, 워너 브라더스 영화사 등과 갈등을 빚는 등 인터넷 유통업계 ‘공룡’ 아마존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올 5월 아마존은 프랑스계 대형 출판사 아셰트가 출간한 종이책 5000여종을 판매 중단했으며 6월에는 독일 최대 출판사 보니어와 갈등을 빚자 해당 출판사의 책 배송을 지연시킨 바 있다.

아마존은 ‘낮은 가격으로 상품 제공’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급업체를 압박하는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평가다. 아마존 쇼핑몰에서 판매를 중단하거나 배송을 지연시키는 등 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공급업체를 강요한 것이다.

이 같은 횡포에 스티븐 킹, 존 그리샴 등 작가 909명은 “아마존은 작가들의 생계를 담보로 출판사와 벌이고 있는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뉴욕타임스(NYT)에 광고를 실었다.

또 8월 월트디즈니와 수수료 배분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생긴 아마존은 최신 영화 DVD 등의 예약 판매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

이처럼 아마존은 제조업자와의 판매 수수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번 판매를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등 슈퍼 ‘갑’의 위치에서 제조업자들을 압박했다.

최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아마존이 수요 독점 기업으로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활용한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아마존이 수요 독점을 강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해가 되는 만큼 당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의 영향력 남용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이며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만큼 시장 지배력 확대 속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