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줄줄이 출사표…"내년 더 치열해질 것"
IPO ‘최대어’ 상징적 의미 증권사 자존심 싸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내년 신규상장(IPO) 시장 최대어로 손꼽히는 카카오뱅크가 오는 4일 판교 본사에서 상장주관 증권사 선정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KB증권 등 국내 대형사들이 총출동해 일대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몸값’은 최소 10조원으로 예측되는 만큼 증권사들은 사활을 걸고 경쟁에 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 사진=카카오뱅크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오는 4일 판교 본사에서 상장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을 열 예정이다. 먼저 진행된 적격 후보 선정과정에서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등 국내 4사가 선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카카오뱅크의 주주이기 때문에 상장주관 자격이 없었음을 고려하면 대형 증권사 전부가 도전장을 낸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물론 참여했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신규 상장이 증권업계에서 얼마나 큰 이슈인지를 잘 보여준다. 시장 안팎에서는 상장 이후 카카오뱅크의 몸값(시가총액)이 1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주관 경쟁에 뛰어든 증권사들은 대부분 20조원 안팎을 제시했으며, 일각에선 30조원까지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미 최근 진행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과정에선 주가가 2만 3500원으로 산정됐다. 즉, 이미 시장에선 9조 6000억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이미 내년도 IPO ‘최대어’ 입지가 확실해진 만큼 어떤 증권사가 상장주관을 맡을 것인지에 실리는 ‘상징적’인 의미도 작지는 않을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국내에서 2곳, 외국계에서 증권사 1~2곳을 주관사로 선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카카오뱅크가 상당히 까다로운 기준으로 증권사를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초 카카오뱅크가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보낸 입찰제안요청서(RFP)에는 ‘중국 앤트그룹의 상장 무산이 카카오뱅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의견제시 요청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PT에 참여하는 증권사들은 이미 그 기준을 통과한 셈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PT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변수는 이번에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다. 수도권 지역이 ‘코로나 2단계+알파’로 격상되면서 기존의 대면 PT 방식에는 제한이 생겼기 때문이다. 비대면으로 전환되든 PT 날짜가 연기되든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쟁은 내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는 카카오뱅크 뿐 아니라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의 상장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의 경우 게임 제작사 크래프톤을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이 줄줄이 상장 준비중”이라면서 “총 공모규모가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되는 해인 만큼 IPO 시장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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