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규제로 인해 인근 지역 풍선효과 지속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집값이 과열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지만, 주변 지역의 풍선효과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기 김포, 부산 5개구, 대구 수성구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자 비규제지역인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내성이 생긴 부동산 시장이 어설픈 핀셋규제로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부산광역시 수영구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7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다섯째주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규제지역으로 포함된 5개 구의 경우 해운대구(0.62%→0.32%)와 수영구(0.43%→0.33%), 동래구(0.56%→0.35%), 연제구(0.47%→0.29%), 남구(0.74%→0.57%) 등 모두 상승세가 줄어들었지만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곳의 아파트값이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진구는 지난주 1.03% 상승에 이어 이번 주 0.89%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기장군(0.34%→0.80%), 강서구(0.52%→0.68%), 사상구(0.29%→0.59%), 사하구(0.29%→0.47%) 등은 상승 폭이 커졌다.

부산 외에도 울산, 경남 창원, 충남 천안 등 지방 곳곳에서 집값 급등세가 보이고 있다. 집값 상승이 나타나고 있는 해당 지역들은 정부의 조정대상지역 지정에서 비켜난 비규제지역이다. 정부가 집값이 오른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핀셋규제’를 이어가면서, 오히려 전국 곳곳의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부산진구 부전동 더샵 센트럴스타 125㎡의 경우 규제 직후인 지난달 20일 8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10월 5억9900만원에 거래된 단지인데 한 달 만에 2억원 넘게 뛰었다. 분양권 몸값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지동 래미안어반파크 84㎡의 경우 조정대상지역 발표 당일 직전가보다 1억5000만원 높은 8억9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울산에서는 부산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일부 아파트 단지 상승세가 가파르다. 울산 남구 문수로아이파크2단지는 이달 3일 110㎡가 14억3000만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해당 단지 이 면적은 올 들어 4월, 10월을 비롯해 3건의 매매 계약만 이뤄졌는데, 올해 첫 거래였던 4월 8일 매매가격은 8억6000만원으로 최근 신고가보다 5억7000만원이 저렴하다.

천안에서도 천안불당지웰더샵 112㎡가 지난달 18일 13억1700만원에 팔리며 8월 나타났던 직전 최고가 12억9500만원보다 몸값을 더 올렸다. 지난해 연말까지 10억원 아래에서 거래가 됐지만 올해 들어 3억원 이상이 뛰었다.

창원에서는 의창구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 119㎡가 지난달 25일 신고가인 14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5월에 기록된 직전 신고가 10억3000만원보다 몸값이 4억2000만원이나 상승했다. 현재 해당 면적대 매물은 잠겼고 이보다 작은 101㎡ 중층 매물이 14억원에 나와있다.

창원은 특히 의창구 신월동 은아·성산구 반송동 반림럭키 등 구축에 매수세가 몰리기도 했다.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의 경우 다주택자가 매입해도 1%의 취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은아 79㎡는 지난달 20일 20여일 전 경신된 직전 최고가 6억원보다 1억원 높은 7억원에 거래됐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을 묶고 규제지역을 지정할 때마다 인근 비규제지역에서 끊임없이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설픈 핀셋규제보다 향후 풍선효과나 부작용이 나타날 지역도 고려해 규제지역 지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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